공부가 뭐 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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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뭐 길래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1.05.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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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뭐 길래, 돈이 뭐 길래, 사랑이 뭐 길래’ 등 3가지의 세상 풍자시리즈(?)가 회자되고 있다.
그 중 ‘뭐 길래’ 시리즈의 시작은 단연 공부가 차지한다.
학생들의 공부로 인한 세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를 대변하기라도 하듯 지난 19일 전교조,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충북학부모회,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 43개 시민·사회단체 등이 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충북 학생인권조례제정 운동본부’ 발족식을 거행하고 충북지역 학생 인권조례제정 운동 본격화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유치원부터 시작되고 있는 한국의 ‘학력신드롬’은 학부모들은 물론 교육 관계자들마저 ‘학교성적이 우선되는’ 것이 세상의 화두가 되어 각 지역마다 각 학교마다 정서적인 면은 배제 된 채 높은 점수 올리기에만 혈안이 되고 있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가벼운 현기증에서부터 몸살감기까지 앓는 등 면역결핍증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그것은 바로 학생들의 정서적인 불안정과 학습장애, 주의산만, 학교 부적응, 친구 간 의사소통 부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시기부터 경쟁중심적인 교육에 노출되어 버리니 어린이로서의 행복을 포기하고 지식 쌓기에 유년시절을 저당 잡히고 있는 것이다.
지역 교육을 걱정하는 지역의 한 교사는 헛헛한 마음으로 심중에 있는 말을 털어놨다.
도교육청으로부터 보은정보고등학교에 국어·영어·수학 과목 등 기초학습능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기초학습 배양 지원금으로 7500만원이 배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규교육 시간이 끝난 후 하루 2시간 씩 이들 세 과목에 대한 성적 올리기에 필요한 보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국어, 영어, 수학을 위한 보충수업보다는 특성화 교육으로 개인이 지닌 재능과 취미를 살려내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술자나 다양한 기술을 전수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는 말을 했다.
바로 그것이 교육의 참 목적이다. 학생자신의 자질에 맞는 관심 분야와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도록 유도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결정하는 주체적인 인격과 지성을 형성하는 그런 교육 말이다.
그들 단체는 발족 선언문을 통해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이라고 말하지만, 학교 현장은 두발·복장 규제, 체벌, 소수자 차별, 강제 야간학습과 보충수업, 종교 강요, 학생 자치활동 탄압 등으로 왜곡되고 있으며 이번 시행하려 하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가혹한 경쟁시스템과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교육을 바꾸기 위한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와 때를 같이해 지난 20일 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최미애 위원장이 전교조 충북지부와 진보적 성향의 시민단체 등이 강제적으로 시행된다고 주장하는 도내 일선 고교의 야간 자율학습 실태점검에 나선다.내달 초부터 7명의 교육위원이 청주.충주.제천 시내 고교를 사전예고 없이 방문해 학생과 교사에 대한 설문.면담 조사를 벌여 해당 학교의 야간 자율학습이 강제적으로 시행되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한 교육위원회는 이들 고교에 대한 자율학습 실태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상 학교를 늘려간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학교가 의원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점검에 불응하면 실태조사를 위한 조례 제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이뤄져 온 교육의 본질을 단 몇 년 만에 개혁하려 한 어리석음은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해 접어야 할 때다.
그것만이 학생들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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