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억 팔아 1~2억원 적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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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 팔아 1~2억원 적자라면...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5.1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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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회사법인 (주)속리산유통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진로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작년 속리산유통은 우리지역 농산물 67억원을 팔았지만 2억8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올해로 출범 3년차를 맞는 속리산유통의 지난 2년간 성적은 첫해 19억원 이듬해 74억원을 합해 총매출액 93억원, 매출총이익 10억원을 올렸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6억원으로 전체적으로 두해 동안 누적적자 4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속리산유통의 지난해 관리비는 2009년도 5억5000만원에서 지난해엔 두 배인 11억원이었다. 직원급여가 5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잡급비용, 지급수수료, 감가상각비 순으로 지출됐다. 유통회사 측은 적자와 관련 “경상손실이 발생한 것은 강남한우매장센터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원물확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농협 등 생산자단체와 역할분담 부족과 상품화에 필요한 기반시설 부족으로 수익성을 높이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약 30억원이 투자된 서울매장은 작년 적자의 절반인 1억4000만원의 손실을 입혀 눈총을 샀다. 이 때문에 서울매장의 위탁경영과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보은의 대표 축산물인 조랑우랑을 판매하면서 보은농축산물의 전진기지인 서울매장이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건물관리비로는 2600만원을 지출했다. 비용과다 지출이란 매장의 역기능도 있지만 여론몰이 식으로 실익고려나 대책강구 없이 마냥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역농산물을 팔고 출향인사들이 만남의 장소로도 활용되는 등 순기능적 역할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개인적 판단이다. 당장 골치 아프다고 헐값에 매각하는 것도 그렇다.
1600여명의 주주가 몸담은 속리산유통은 지난해 290%의 매출액 성장세를 보였다. 출범초 판매처도 부족했고 상품화에 필요한 기반시설 등이 매우 열악한 악조건이었음에도 거래처를 개척하고 농협 등과 산지 유통협약을 체결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매출액 100억원 돌파가 목표라 하니 기대가 간다. 100억 원 이상의 지역 농수산물 내다판다면 1,2억원 적자가 발생해도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처음부터 흑자를 가져다주리라고 애초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은군은 누가 뭐래도 농업군이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농업관련 예산 비중이 다른 분야보다 크다. 이렇게 보면 농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길도 찾기가 다른 방안보다 수월한편일 수 있다. 지역농산물의 유통과 판매를 맡고 있는 지역농협과 속리산유통에 그래서 기대가 크다. 그러나 속리산유통은 지난해 풀지 못한 현안이 놓여 있다. 농식품부 운영활성화 융자금 15억원에 대한 원물자금으로의 전환, 대주주로서 군의 역할,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 추진여부 등 현안해결 등이 그것이다.
특히 유통회사 전체자금의 49%인 23억원의 군비가 출자됐다. 사업체는 주인이 손을 놓으면 구심점이 없어진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보은군이 속리산유통에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주주와 임직원 뿐 아니라 군민 모두 돈을 벌어야 한다는 냉철한 의식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다. 지대한 관심과 성원, 적극적인 참여로 출범한 속리산유통이 태동함으로써 생산자는 생산에 유통은 전문가가 맡는 분업 체제로 뛰어들었다. 대표이사와 이사진도 다시 선임했다. 분명한 것은 실패하면 모두 다 돈을 까먹고 지역경제에도 타격이 온다. 새 경영진의 합심과 지역농협 등 생산자단체의 적극적인 협력 그리고 주주들의 새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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