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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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부쳐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1.05.1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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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올 어버이날에는 좋은 소식보다는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한 사건들이 훨씬 많았던 해 인 것 같다.
어버이날에 즈음해 연로한 어버이들이 생활고나 지병 등으로 한탄하다 스스로를 감내하지 못하고 세상을 뜬 사연 등등이 그것이다.
하나같이 자식들에게는 ‘사랑한다. 고맙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떠나가는 것이 또한 그들의 마음인 것 같기도 하다.
최근 한 언론 소식통 사회면을 장식해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던 사건은 병들고 치매에 걸린 친정노모를 모시지 않으려 한다는 이유로 올케를 살해한 한 시누이의 사건이 또한 어버이날을 맞아 마음을 어지럽힌다.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이기주의가 만연함에 따라 부모들을 향한 자식들의 효도는 거의 사라져 가는 것처럼 보인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그 무덤 앞에서 집을 짓고 3년 간 시묘 살이를 했던 그 옛날 자식들의 효심을 발현하고자 시묘 살이를 재현하는 퍼포먼스가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어찌됐건 효심은 이제 구시대적 유물인 것처럼 먼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전락해가는 세태를 살고 있다는 것이 어쩐지 마음을 쓸쓸하게 하는 요즘이다.
면 단위 시골지역에는 거의 70~80대의 노인들이 홀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자식들도 다 있지만 이들은 홀로 산다. 혼자서 밥 먹고 몸이 아프면 혼자서 병원가고 그래도 외롭고 아프면 겨우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이웃을 찾아와 하소연하는 것이 그들의 큰 위안거리다.
명절 때가 되면 잠시 머물다 떠나가는 아이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듯 그동안 아픈 몸을 절절매며 가꿔 놓은 농작물 등을 한 아름씩 싸주곤 하는 것이 바로 그들의 기쁨이다.
자식들이 받아든 그 농산물의 가치를 과연 얼마만큼의 환산을 해줄 것인가는 가히 의문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우리 군에서도 효행상과 장한 어버이 상을 받은 2명의 대상자들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충북도가 39회 어버이날을 맞아 경로효친 및 효행 사상을 확산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보은읍의 최희신(57)씨가 효행자로, 속리산면의 김점순(64)씨가 장한 어버이로 각각 선정됐다.
이들은 하나같이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희생하고 어버이를 위해 헌신한 장한 사람들이다.
효행자인 최씨는 22년 전 남편사망 이후 홀로 노환으로 쓰러진 시어머니의 병수발과 온갖 힘든 일을 다 하며 두 명의 자녀들을 훌륭히 잘 키워냈다.
장한 어버이상을 받은 김씨는 전처의 자식인 아들과 친딸을 극진한 보살핌 속에 건강하고 밝게 키워냈으며 병으로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없게 된 남편을 극진히 돌보며 열심히 살아냈다. ?
또한 이들은 타인을 위해 관절염 등으로 몸이 불편하지만 거동이 더욱 불편한 장애인을 위해 기꺼이 청소와 빨래 그리고 식사를 도와주는 등 자신보다 남편과 이웃들을 더 보살펴 이웃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말과 물질로만 하는 효도보다는 마음으로 하는 효도가 진정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먼저 본보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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