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주주 1600여명이 참여한 농민유통회사로 지역의 농산물 판매의 활성화를 위한 기치로 태동한 속리산유통이 1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다시 가파른 항해를 시작했다. 1년이란 시간 속에 과연 속리산유통은 회생할 수 있는가.
우선 속리산유통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농민주주라는 특성 외에도 경영위기에 빠진 속리산유통을 이끌어갈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의 전문 CEO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속리산유통이 살아남아야 할 당위성과 명분 찾기가 매우 중요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달 30일 속리산유통은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에게 그동안의 영업실적에 대한 궁금증을 털어 냈다.
매출액 74억 원으로 전년대비 290% 성장률을 보였으나 그에 비해 영업이익은 4억3518만원으로 당기순이익 2억8천만 원의 결산손실액을 보고했다.
애초에 속리산유통은 전 이향래 군수가 농민들의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기 위한 농산물판매 활성화를 위한 명분으로 태동 했다.
지역농민, 경제단체, 지역 공무원들의 축복 속에 탄생한 두 살배기 속리산유통은 그러나 지금 설 자리를 잃고 애를 끓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을 걱정하는 한 경제인은 애시 당초부터 속리산유통의 향방은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정작 지역의 전문적인 농산물 유통만을 책임지기 위해 태동했던 속리산유통이 처음부터 유통에 대한 기틀마련이 어려웠던 데다 생산 농민들조차 신뢰성에 대한 연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모쪼록 1년 간의 유예통보를 받은 속리산유통이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다시 회생하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길 기대하는 바 크다.
앞서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속리산유통을 맡아 활약해 왔던 CEO인 박현배 전 대표이사는 경상손실 원인이 바로 강남한우매장센터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원물확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농협 등 생산자단체와 관계개선 부족, 상품화에 필요한 기반시설 부족으로 수익성을 높이지 못한 게 부실원인으로 지적하며 지난 3월 사임을 했다.
약 30억 원이 투자된 서울강남 매장은 지난해 경영매출에서 1억4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야말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속리산유통이 회생을 위한 유예기간을 확보하고 이사와 감사를 새로이 선임하는 등 새판 짜기에 들어가 정상화의 노력을 하고있다.
또한 실질적인 경영참여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이날 총회에선 정관도 변경했다. 이로써 이사수도 종전 3인 이상 5인 이내에서 3인 이상 9인 이내로 증원됐으며 자문위원회도 두기로 했다.
그밖에도 속리산유통은 내년 매출액 100억원, 당기순이익 1억원, 계약재배 20억원을 경영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위한 원물확보와 상품화 강화, 연간계약 재배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확보한 1년의 유예기간 동안 속리산유통이 살 길을 찾아내기를 기대해본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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