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지역에 인문계고인 보은여고와 실업계고인 보은정보고와의 공립고 간 통합문제가 당면 현안으로 바짝 다가서면서 삼삼오오 학부모들의 공통적 화제거리가 되고 있는 시점이다.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학부모들까지도 심란해하기는 마찬가지다. 통합설이 내년 정도까지는 실시되리라는 정보에서 더욱 그렇다.
전국적으로 볼 때 인문계고와 정보고와의 고교통합은 그리 흔치는 않은 일이지만 원래 정보고가 지난 1986년 학교재배치를 맞았던 때인 전 보은상고로 거슬러 올라가면 보은여고에서 갈라져 나온 역사가 분명 있다.
최근 공립고교 통합문제가 지역이슈화 되기 시작한 것은 도교육감의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보은여중고 분리문제가 확정되고 나서부터다.
지난달 초 도교육청 중등교육 관계자가 교육지원청을 찾아 이 문제에 대해 해당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 실무진들 간에 나눴던 공립고 통합에 따른 논의가 본격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후 관련학교에서는 고교통합과 연계된 설문지를 학부모와 학생, 운영위원 등에게 나눠주고 공통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것이 최근 한 측근으로부터 알려지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오래 전부터 공립 인문계 고에 대한 막연한 핑크빛 기대가 있어 온 것도 사실이다.
“왜 지역의 인재들이 중학교 때 타지로 많이 떠났느냐 하면 바로 지역에는 유명한 공립고가 없어서이죠. 대학진학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은 공립고로 보내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거든요.”
보은읍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의 말이다.
사립고보다는 공립고를 선호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의견에서 나온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지역에는 고교 통합에 대한 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이하게도 지역의 교원원로들 조차도 의견을 내놓는 것을 어려워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이러한 학교 통합문제는 아이들의 교육적 성패가 걸려있는 중차대한 문제여서 일 것이다.
한 운영위 관계자는 “교육부 차원에서 최근 정보고에 대한 축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안으로 볼 때 보은여고와 보은정보고의 통합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에 대해 좀 더 여론수렴의 장이 마련돼 대안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수렴이 더욱 구체화되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보은여고의 한 학부모는 “정보고와의 통합은 원하지 않으며 특히 남녀공학으로 학급이 편성되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처음부터 여고를 선택한 것은 남녀공학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도 원하지도 않고 있으며 차라리 통합을 하려면 남녀공학이 아닌 여고로만 인문계고 통합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보은지역에 공립고로서 인문계고가 생긴다니 사립고인 보은고와의 선의의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 여겨져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생각들이 너무 강조되면 큰 틀에서의 통합 그림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다소의 우려를 염려하기도 했다.
어쨌든 또다시 농산촌 학교의 통합 문제가 현안으로 바짝 다가온 것은 학생 수의 감소가 해마다 일어났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현안 속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교통합 문제가 유독 보은만이 일어나는 일은 결코 아니다. 어느 한 사람의 의견보다는 학생과 학부모, 교육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이 통합적으로 이뤄져 바람직한 대안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다.
바로 학생들의 교육문제는 지역의 성패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발전척도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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