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보이는 청소년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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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보이는 청소년쉼터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1.01.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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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불어 닥친 한 겨울의 구제역 확산으로 각 자자체 마다 전시 같은 비상체제를 맞고 있다.
또한 4대강 사업관련 지역별 둑 높이기 사업으로 원성과 갈등, 예산의 어려움이 파고처럼 높아가고 있다.
그러나 기초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다문화여성, 노인, 아이들을 위한 복지예산은 깎일 대로 깎여 삶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96년 만에 나타났다는 이상 한파 속에 추위를 감당하지 못한 채 민심이 얼어 죽고 있다.
더불어 소외계층들의 한숨 소리는 커져만 가고 따뜻한 불기를 갈망하는 이들은 아직도 멀기만 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이 겨울에 냉냉 하다못해 푸르게 시린 마음들이 지역에도 상당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어느 날 홀로 사는 어머니와 하체를 전혀 쓰지 못하고 말조차 하지 못하는 모자가정을 알게 됐다.
이 어머니는 성치도 않은 몸을 이끌고 식당에 나가 번 돈으로 음식을 하여 모자란 아이에게 먹이는 지성어린 모성애를 보았다.
또 어느 가정은 80노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딸의 보호자가 되어 11살짜리 손자는 물론 성치 않은 사위마저 돌보고 있었다.
이런 현실은 다른 나라 먼 곳이 아닌 바로 뒤돌아보면 가까운 우리 이웃들의 상처이고 아픔이다.
최근 구제역 확산으로 인해 살 처분되는 현장에서 어미 소가 근육마비 주사를 맞고 서서히 죽어가면서도 송아지에게 젖을 물리고 그가 죽어 떨어 질 때까지 젖을 떼지 않았다는 눈물겨운 소식이 퍼렇게 얼어가는 겨울하늘을 더 얼어붙게 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식을 생각하고 특히 불행한 자식을 조금이라도 더 어여삐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은 보편타당한 일 일 것이다.
하물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가난하고 위급한 이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이 또한 얼마나 어불성설인가.
이들 불우 이웃들을 예산 없이 돌보고 관리하는 일은 마른하늘에서 비 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만큼이나 무모한 일이다.
이밖에도 지역에는 불안정한 가족 구조로 인해 버려지고 마음을 다친 청소년들이 상당수 증가하고 있늕 추세다.
조손가정, 한 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다양하게 분류되는 속에서 그들이 겪는 일상생활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불편이 수반되게 마련이다.
그런 환경 속에서 이들은 알게 모르게 정신적 희생자가 되어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친구 간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과 발달장애를 겪는 청소년들로 자라나고 있다.
지금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차디찬 추위 속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도록 할 청소년 쉼터를 제공하는 일이다.
흔히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이있는데 이는 다분히 미래 비전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지난 21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러한 지역의 어려운 사정을 들은 법주사 노현스님의 의지는 빛이 났다.
한 순간에 건넨 기자의 청소년 쉼터제공에 대한 의사를 흔쾌히 받아들여 “앞으로 건립에 대한 검토를 해보겠노라”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드디어 이 지역에도 청소년 쉼터에 대한 가능성의 빛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해 ‘두드리면 열린다’는 의미가 사뭇 와 닿는 순간이었다.
이 계기를 통해 향후 이 지역에 ‘청소년 쉼터’가 건립돼 가정과도 같은 따뜻한 온기를 받으며 올곧게 성장할 수 있는 행복한 청소년들이 많아지는 날을 기대해보는 것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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