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한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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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한해가 되길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1.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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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겨난 문제 중 하나가 소통의 부재라고 한다. 그러나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를 살면서도 소통의 부재로 인해 우리사회가 지불하는 비용은 갈수록 커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통의 부재로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 비용이 한 해 300조에 달한다고 하니 그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
어느 전문의가 쓴 소통의 기술에는 소통을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버릇이 몇 가지가 나와 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는 누가 어떤 실수를 했거나 잘못을 하면 사람들이 흔히 내 뱉는 말이 그것이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혹은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남을 사람이었다는 듯이 사람의 됨됨이를 단정 지으며 하는 말일 것이다. 이렇게 사람을 낙인찍어 버리면 마음의 문을 닫아 잠그기 때문에 더 이상 대화를 전해해 나가기가 힘들게 된다. 사람들이 ‘내 그럴 줄 알았어’라는 말을 하는 큰 이유는 자기 주변에서 벌어진 예기치 않은 사건에 대해 과거의 증거들을 모아 시나리오를 구성해야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 누가 그 말을 먼저 꺼내면 ‘맞아,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하고 맞장구를 치고 그 시나리오를 더욱 풍부하고 정교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기까지 한다. ‘그것도 못해’와 ‘그것도 몰라’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누구나 타인이 나를 낮추어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거나 내가 낮추어지는 상황이 되면 불쾌해 하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말들은 지식, 능력, 보유라는 세 가지 척도에서 상대방에게 의심을 품어 상대방의 정체성이나 자기 확신감마저 뒤흔드는 위험한 말들이다. 별다른 악의없이 농담 삼아 던진 말이지만 이런 부류의 말들이 듣는 사람에게는 상상 이상의 끔직한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내 쪽에서야 궁금하기 짝이 없고 도대체 왜 그가 그런 실수를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이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문제가 아닐 때가 많다. 게다가 대부분 실수를 한 당사자는 그저 주변에서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어주기만을 바라고 있으며 충분히 잘못된 것을 알고 반성하고 있고 안 그래도 속상하니 제발 가만히 내버려달라고 마음속으로 외친다.”
소통의 부재 속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는 개인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지역현안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사업들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우리지역이 던진 화두 중 하나를 꼽으라면 ‘소통부족’를 빼놓을 수 없다. 보은첨단산업단지가 도와 이해관계에 묶여 답보상태고 저수지 문제도 찬반 첨예한 대립으로 이웃사촌이었던 주민들에게 돌이키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군 예산삭감을 놓고도 ‘소통과 설득 부재’에서 야기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타협과 조정면에서 성숙함이 부족했다.
이 때문인지 정상혁 군수는 신년사에서 소통을 제일의 항목으로 제시했다. 정 군수는 “매월 둘째, 넷째 주말을 군민과 대화의 날로 정해 군민의 애로와 건의를 군정에 반영하고 군민이 군정을 이해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언과는 달리 일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넘치는 정 군수의 스타일 상 양방향 소통이 원활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말을 하기보다 경청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소통의 기술이 소통의 부재 속에 영영 빠져 버린다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올해엔 소통부재란 단어가 지역의 키워드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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