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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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에서
  • 김정범
  • 승인 2010.11.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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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배를 타고 대청호를 관람하는 기회가 있었다.
현재로써는 일반인들이 배를타고 대청호의 경관을 둘러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국수자원 공사에서 두 달 전 개원하여 직영하고 있는 회인 “효 나눔 복지 센터”와 노인회의 주선으로 대청댐 관리 사무소를 방문하고 그 행정선으로 관람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관리 사무소와 댐이 위치한 하류는 좌안이 대전시 대덕구이며 우안은 청원군 문의면에 속해 있어 대전과 청주의 앞 자를 따서 대청댐이라 하는데 크기로는 소양댐과 충주댐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댐의 규모는 유역 면적이 4,134평방킬로미터로 남한 면적의 1/26에 해당하며 댐의 높이는 72m,길이는 495m로 발전 시설 용량은 9만kw에 이르고 청주 대전을 비롯한 400만 명의 식수원이 되고 충남북은 물론 전북 일원 까지 생 공 용수로 공급된다고 한다.
행정 선은 탑승 인원이 50명으로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깨끗하고 깔끔하였다.
얼마 전 댐이 인접한 자치 단체장들이 모여 유람선을 띄우자는데 어느 정도 긍정적 합의가 이루어 쪘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지만 유람선에 앞서 배를 탈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행운이라 할 것이나 경노 차원에서 비롯된 관리 사무소의 이례적인 배려에 감사를 드린다.
안내 해 주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40여분 정도 호반을 둘러보았는데 밖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아름다운 경관은 감탄사를 발하게 한다.
보은에서 버스를 타고 가며 창밖으로 보던 산야는 나뭇잎이 퇴색 되어 스산하고 썰렁한 초겨울의 모습 그대로였는데 호반은 온통 화사한 단풍이 그대로여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담수 된 수온에 의해 아직도 눈서리를 맞지 않고 있어 얼마 동안은 아름다운 풍광을 유지 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배를 타는 동안에 옛날 아버지께서 들려주시던 고대 중국의 문장가 소동파의 적벽부 몇 줄을 속으로 뇌이어 본다. 한문을 잘 모르는 내가 소동파의 시를 읊는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나 젊은 시절 여름날 마당에 멍석을 깔고 모깃불을 피워 놓고 아버지와 함께 누어있노라면 아버지께서는 저 은하수가 입에 와 닿으면 햅쌀을 먹을 수 있게 된다고 하시며 소동파의 적벽부를 암송 하셨는데 그때 듣고 배운 것을 몇 줄 암기 할 뿐이지만 그래도 오늘에는 잘 어울리는 구절 같다. 상공에서 보면 무궁화 모양을 본 땄다는 오각정과 청남대를 보면서는 여가를 즐기며 편히 쉬기보다는 정책을 구상하고 고심하였을 전임 대통령님들의 고뇌와 정치 애환을 떠올리며 세월과 권력의 무상함도 새삼 느껴본다.
청남대 건너 맞은편 산 중턱 위에는 현암사라는 고찰이 있는데 신라 고승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지형을 살펴보고는 이곳이 물에 잠기고 왕이 살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하였다는데 그 예언이 적중했다는 안내자의 해설이 있었고 또 청남대 건축 초기에는 현암사에서 청남대를 장애물 없이 관망 할 수 있어 사찰의 철거를 계획했었다는 말을 들을 때에는 그 우매한 발상에 아차 싶기도 하고 어떻게 1500년 고찰을 철거할 생각을 하였을까? 하는 원망의 마음도 떨칠 수 없었다.
하기야 10년 전 아프칸의 탈레반 정권에서는 2세기 것으로 추정 되는 세계적 문화유산인 마애석불을 이교도의 우상이라 하여 유네스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폭파하고 말았지만,
현재 만수위에서는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만수위 수면은 해발 800m이고 댐 높이가 72m라고 하니 수심은 적어도 그 이상일 것이라 추측되며 깊은 곳은 100m도 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또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다고 한다. 물이 깊고 넓어 수온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마음이 깊고 넓은 사람의 가슴은 어제나 얼지 않고 따뜻한 것처럼, 그리고 언제나 사랑이 마르지 않는 것처럼, 이 호수가 수많은 생명을 감싸 안고 보듬어 품듯이 오늘 그 마음을 배워 담았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언제나 구세군 자선냄비를 비롯하여 많은 사랑의 손길이 답지한다. 이러한 손길들로 인하여 올 겨울도 대청호처럼 얼지 않는 따뜻한 겨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나눔이 곧 복지사회라는 생각에서 조금이라도 동참해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 또 댐이 건설 된지 3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이 댐의 건설로 인하여 고향을 잃은 이들과 피해를 입은 이들의 아픔도 한번쯤은 헤아려 보고 싶다.
배가 선착장에 접안 되었다. 내리기에 아쉬운 마음이다. 댐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김정범 내북면 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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