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바짝 차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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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바짝 차려할 때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0.06.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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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가 상정한 속리산유통 30억원 채무보증안 부결과 대추축제 비용, 화학비료 지원비 등 올해 쓸 예산 24억원을 삭감한 지난해는 견제기관인 군의회의 위력이 피부로 느껴진 해였다.
그동안 의회는 집행부가 하는 일에 대해 제대로 제동을 걸은 게 실상 없을 정도로 자기 색을 낸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집행부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의회 양해를 구하고 절충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인 점도 있었겠지만 지난해처럼 양측이 감정 섞인 대립으로 노골적으로 힘겨루기를 한 적이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의회와 집행부 사이가 순탄하지 못해 편이 갈리고 이를 걱정하는 군민들이 적지 않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당시 이향래 군수는 “사사건건 의회가 제동을 걸어 일을 못 하겠다”며 “기초의원을 정당에서 공천하기 때문에 선거를 의식해 그렇다”고 사석에서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로 속앓이를 심하게 했다. 이 말을 들은 이용희 국회의원은 “단체장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게 올해는 기초의원 선거에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의사를 개진했다.
이후 지방선거 결과는 자유선진당이 군수와 6대 군의회 과반 의석이 넘는 5석을 차지, 집행부와 의회가 의기투합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했다. 한나라당과 선진당이 4석씩 사이좋게 나눠가진 5대에서의 이 군수와 달리 정상혁 당선자는 이런 점에서 출발선상이 거리낌 없이 산뜻하다.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군의회에서 중앙정치를 따라가는 모양새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군의장단 선거가 의원 소신보다 당 차원에서 전개되고 의안 심의와 행정부 견제도 선거를 의식해 진행되는 등 과거 기초정당 공천제가 시행되기 전 보지 못했던 행태가 표출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세간에서는 다수당의 군의회 독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레 나온다. 앞서 부결권을 행사한 군의회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보자고 꺼내는 얘기도 아니고 정당공천제의 도입 취지인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뜻에서 보면 하기 나름이지 정당공천제가 폐단만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보은은 정치적으로 관심이 많은 지역이다. 이번 6.2지방선거에서도 보은군 투표율이 74.2%로 전국평균 투표율 54.5%를 크게 뛰어 넘었다. 충북도내에서 최고의 투표율로 민의를 반영한다는 풀뿌리 민주주의에 부합했고 달리 보면 혈세의 엄정한 집행과 감시라는 측면에 매우 적극적인 지역이다. 지역 살림살이와 지역발전보다 몸담은 소속 정당 입장을 우선시하고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두고 실속만 챙긴다면 민심은 등을 돌리고 지역은 더 퇴보한다. 주민에게 불안주지 말고 정신 바짝 차려야 후일도 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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