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도 보은군민 나가있는 사람도 끌어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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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도 보은군민 나가있는 사람도 끌어안아야
  • 송진선
  • 승인 2001.03.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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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민의 범위는 어디가지 일까. 보은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이면서 보은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일까, 보은에 주소는 없더라도 외지에 나가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보은군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

행정기관에서는 포괄적으로 재내외를 막론하고 군민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출향인도 군민인 셈이다. 이렇게 출향인까지 군민에 포함시키는 것은 비록 몸은 나가 있지만 지역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사져 달라,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발 벗고 나서서 동참해주길 바라는 맘에서 그렇게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고향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출향인을 과연 보은 군민속에 포함시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고향 보은을 떠나있는 사람과 보은에 남아있는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시기심이 있다.

양복을 잘 차려입고 오랜만에 고향 땅을 밟은 도시인을 허구 한날 땅을 파는 농업인의 눈에는 꼴사납게(?) 보일 수 있다. 기름때를 묻히는 직업이더라도 잘 차려입으면 화이트칼라 못지 않은데 지역에 있는 농업인은 햇빛에 까맣게 그을린데다 작업복 차림이고 손가락 마디는 굵고, 손바닥은 거치니 스스로 패배의식 속에 출향인을 예쁘게 보지 않고 “제까짓 것”하며 배척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자연히 형식적인 만남, 형식적으로 대할 수 있다.

이는 총동문회나 면 단위 행사, 속리 축전과 같은 군 단위 행사에 참석한 출향인들을 제대로 대접해주질 않는다는 푸념이 뒷 얘기로 나오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가능하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출향인들이 대접만 받으려고 한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그러나 출향인들을 외지에 나가있는 놈이라며 배척하기보다는 군민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단돈 5만원이라도 지역에 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단 돈 10만원이라도 고향 경로당 기름 값으로 내고 또 고향 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벌어준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자식이 모두 분가해서 나가고 고향을 홀로 지켰던 어머니나 아버지가 세상을 뜨면 그들에게 고향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다.

고향은 그냥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많은 일을 상의하고 고향 마을에 같이 사는 이웃과 같이 여긴다면 고향을 등지기는커녕, 고향과 멀어지지 않고 오히려 자긍심을 더 갖게 될 것이다. 나가있는 모든 사람까지 모두 진정으로 보은군민이 될 수 있도록 인구 4만 3000여명에 불과한 현재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그들을 끌어안아 보자.

<그래도 보은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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