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요수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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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요수의 변
  • 이종원 실버기자
  • 승인 2009.11.1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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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논어]에서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즐거워하고, 어진 사람은 장수한다.”고 말한 이래로 산수 간의 노님은 자못 철학적 의미를 담게 되었다. 주자는 공자의 말에 대해 지혜로운 사람은 사리에 통달하여 두루통하고 막힘이 없는 것이 물과 같은 점이 있음으로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의리에 편안하여 중후하여 옮기지 않는 것이 산과 같은 점이 있는 까닭에 산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자공이 물었다.
“선생님! 군자가 큰 강물을 보면 반드시 바라보는 것이 어째서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저 물을 군자는 덕(德)에 비유한다. 두루 베풀어 사사로움이 없으니 덕과 같고 물이 닿으면 살아나니 인(仁)과 같다. 그 낮은데로 흘러가고 굽이치는 것이 모두 순리에 따르니 의(義)와 같고 얕은 것은 흘러가고 깊은 것은 헤아릴 수 없으니 지(智)와 같다. 백 길이나 되는 계곡에 다다라도 의심치 아니 하니 용(勇)과 같고 가늘게 흘러 보이지 않게 다다르니 살핌과 같으며 더러운 것을 받아도 사양치 아니하니 포용함과 같다. 혼탁한 것을 받아들여 깨끗하게 하여 내보내니 사람을 착하게 변화시킴과 같다. 그릇에 부으면 반드시 평평하니 정(正)과 같고, 넘쳐도 깍기를 기다리지 않으니 법도와 같고 만 갈래로 구비쳐도 반드시 동쪽으로 꺽이니 의지와 같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큰 물을 보면 반드시 바라보는 것일 뿐이니라.”
한나라 유향(劉向)의 설원(設苑)의 한 대목이다. 원래 순자(筍子) 유좌(宥坐)에 실려 있던 것을 유향이 부연한 것인데 물의 여러 속성을 들어 인간이 지녀야 할 삶의 덕목과 견주었다. 일찍이 노자도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으뜸가는 선을 물에 견준 일이 있다. 물은 언제나 낮고 더러운 곳에 처하면서 만물을 이롭게 하므로 노자는 물에서 유약겸하(柔弱謙下)의 교훈을 읽은 것이다. 또 유향은 계속해서 지자요수(知者樂水)와 인자요산(仁者樂山)의 이유에 대해 부연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인자요산의 변은 다음과 같다.
대저 산은 높으면서도 면면히 이어져 만민이 우러러 보는 바이다. 초목이 그 위에서 생장하고 온갖 생물이 그 위에서 있으며 나는 새가 거기로 모여들고 들짐승이 그곳에 깃들이며 온갖 보배로운 것이 그곳에서 자라나고 기이한 선비가 거기에 산다. 온갖 만물을 기르면서도 싫증내지 아니하고 사방에서 모두 취하여도 한정하지 않는다. 구름과 바람을 내어 천지 사이의 기운을 소통시켜 나라를 이룬다. 이것이 어진 사람이 산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이종원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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