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기숙형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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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기숙형 중학교’
  • 김인호 기자
  • 승인 2009.10.29 10: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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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형 중학교’ 설립이 지역의 민감한 현안이 되고 있다. 전교생수 50명 미만의 통폐합 대상 학교인 원남 회인 내북 속리 중 가운데 이달 안으로 하나의 중학교를 선정해 2011년 개교를 목표로 이곳에 기숙형 중학교를 설립한다는 충북도 및 보은교육청의 계획이지만 설립 91.3%란 찬성에도 불구, 위치 선정부터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주 위치선정위원회 준비위원회를 개최하고 위치선정위원 구성 등을 꾸릴 계획이었으나 지역대표 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지역만을 한정지어 위치를 선정할 것이 아니라 수십 년 앞을 내다보고 접근해 보자는 의견이 노출돼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보은교육의 경쟁력을 재고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옳다.
우선 기숙형 중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선 위치선정이 해결 과제다. 중앙에 위치한 보은읍은 어느 지역에서나 접근성이 뛰어나다 점에서 다른 지역보다도 유리한 여건이다. 만일 후보대상지 중 속리가 선정된다고 가정하면 청주와 대전이 인접한 내북과 회인지역의 학부모가 속리로 자녀를 보낼지 의문이 든다. 내북이나 회인, 삼승에 학교가 지어진다 하더라도 기타 지역에서 보은중이나 여중의 유혹을 뿌리치고 이 기숙형 중학교를 선택할지도 사실 미지수다. 또 통폐합이 돼 기숙형 중학교로 전환되더라도 가파르게 줄어드는 농촌의 현실을 감안하면 추후 130여명이 학생수가 더 이상 줄어들지 말란 보장이 없는데다 예체능 등 방과후 활동 등의 유연성이나 적정한 교사의 배치 등 학생 규모가 있어 경쟁력이 있는 학교에 비해 나아질 것인지도 고민을 안겨주는 대목이다. 장래성에서 보은중이나 보은읍 위치 선정이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도 높은 벽에 걸린다. 농산촌 학교를 살려보자는 기숙형 중학교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고 학교 폐교를 묵인하기 어려운 지역현실에도 부합하지 못한다. 기숙형 중학교의 설립은 면지역의 소규모 중학교를 하나라도 더 살려 기숙사를 설치하고 도시로 이탈하는 학생을 줄여보자는데 목적이 있다. 또 조부모, 한부모 자녀, 기타 집안 사정 등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에게 공동체 교육을 통해 환경을 개선해 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이론상 시나 읍단위에 위치가 정해진다면 면지역의 학교를 빨아들이는 결과를 야기하고 폐교로 인한 교육 당국 당사자들의 반발 및 전국적으로 농산어촌 지역에 심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 예상돼 교육당국의 수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의 질적 논의도 추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교육행정을 추진함에 시간을 두고 신중하고 깊이 있는 논의는 당연하다. 그렇다고 하드웨어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서 소프트웨어격인 교육의 질만을 내세워 걸고넘어진다는 것도 매끄러운 일 처리는 아니란 생각이다. 그릇에 담길 내용물은 위치 선정 후 학부모와 전문가 기타 교육 관련자들이 충분히 교감을 할 수 있는 공론의 장 마련으로 공론을 만들 수 있다. 교육 당국도 이 문제에 대해 추후 시간을 두고 문제점들을 충분히 들추어 대안을 함께 마련할 것을 약속하고 있지 않은가.
이래저래 기숙형 중학교 설립을 위한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삼승, 회인, 내북, 속리 지역의 중학교가 2013년 폐교 대상학교인 점에서 기회가 있을 때 시의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추진위원회는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지역이기주의 등을 경계하고 학생 및 지역 전체의 입장을 신중하게 판단해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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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09-11-24 12:25:24
한창 부모 사랑 받으며 지내야할 사춘기 청소년들을 한곳에 모아두고 합숙시켜가면서..
과연 그 애들이 정말 제대로된 인성교육을 배우고 자랄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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