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행복 만들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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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행복 만들기(13)
  • 보은신문
  • 승인 2009.07.3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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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여성들의 문화,언어는 글로벌화의 자원
자녀의 이중 언어사용은 글로벌 리더 첫걸음

한국문화의 특성 중 하나가 ‘빨리 빨리’라고 한다. 이는 행동이 굼뜨거나 일의 진척이 느림을 뜻하는 중국의 ‘만만디(慢慢的)’와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현재 한국에서의 다문화가정들을 위한 지원정책들이 바로 그렇다.
외국에서 특히 동남아 국가 등에서 보은군으로 시집 온 200여 다문화 여성들은 그들의 고유한 문화에서 20여년 이상을 살다가 온 사람들이다. 우리가 그들의 오랜 시간 몸에 밴 생활문화 일부분을 이해 못 하듯 그들 역시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 문화가 있다.
그런데 우리의 다문화 정책들을 보면 ‘하루라도 빨리 한국 문화를 교육시켜, 한국 사회에 동화시키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이중 언어구사를 권장하면서 실제로는 한국문화로의 편입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오랜 세월 속에 이른바 ‘단일 민족’이라는 문화의 틀에 갇힌 병폐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56개의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민족들로 한 국가를 형성하고 있다. 문화의 다양성이 인정되는 전형적인 다문화 국가다. 그래서 그들은 세계를 경영한다.
이제 우리도 다양한 민족들이 상존하는 세계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형식뿐이 아닌 실제적인 다문화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생각이 멈춰져야 할 것이다. 즉, 일방적 소통을 위한 교육이 아닌 양국 문화의 쌍방향 교류를 위한 진정한 다문화 소통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 정부가 펴고 있는 다문화여성들을 위한 일부 정책은 바로 이런 쌍방향 교류의 문화를 적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문화발전이 그랬듯이 이질 문화가 합쳐져 새로운 문명이 탄생 된다. 세계 문명사도 뺏고 빼앗기거나, 서로 주고받으며 그렇게 다양한 문화가 합쳐져 발전해 왔다.
여하튼 유사 이래 농촌지역인 보은군에 12개국 이상의 언어구사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거주했던 적이 있었던가. 물론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베트남, 중국, 일본,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타이, 러시아, 루마니아, 방글라데시, 에콰도르 등 국가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자국어와 한국어를 비롯 최소한 2개 국어 이상을 말하고 읽고 쓸 줄 안다. 그리고 자국의 문화도 확실히 알고 있다.
지금은 분명한 글로벌 시대다. 우리는 이들 다문화여성들이 가진 이중문화의 자원인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활용해야만 할 것이다.
엄마 나라 말로 동화책을 읽어주고, 아빠나라 말로 동요를 불러 주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이중 언어를 익히면 그것이 바로 글로벌 리더의 첫걸음인 것이다.
이렇듯 살아있는 자원을 적극 활용할 때 우리가 안고 가야하는 다문화가정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이야 말로 소통의 장이고 그들을 진정한 보은군민으로 받아들이는 국제화가 될 것이다.

최동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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