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밀실행정을 자처한 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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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에서...밀실행정을 자처한 부군수
  • 박상범 기자
  • 승인 2008.11.28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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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과 26일 군은 군청 영상회의실에서 각각 보은군 청소년문화의 집과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 민간위탁자 선정을 위한 수탁기관 선정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성수 부군수는 기자에게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할 것이니 자리를 피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보은군의 예산이 투입돼 청소년복지과 노인장애인복지를 담당할 민간기관이 선정되는 회의가 주민들에게 공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부군수의 개인의 의견이 아닌, 참여 위원들의 의견을 물어봐 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박 부군수는 “참여 위원들이 소신껏 발언하기가 어렵고, 해당부서에서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으니, 나가달라”며 기자의 의견을 일축했다.

◆무엇이 논의됐나?
그렇다면 이틀동안 논의된 내용이 무엇이었길래 비공개를 고집했을까?
25일 심의위원회는 군비 8천여만원이 투입되는 보은군 청소년문화의 집을 BBS청소년연맹에게 재위탁을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였고, 26일 심의위원회는 군비 8억여원을 사용하는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의 운영을 (재)청주교구천주교회가 3년 더 운영할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보은군이 직접 운영을 할 수도 있지만, 전문성과 효율성 등을 고려해 민간에 위탁하고 보은군의 예산이 지원되는 공적인 업무수행을 할 기관을 선정하는 회의이므로 당연히 주민들에게 민간위탁기관 선정에 있어 투명성이 확보되었음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
하지만 박성수 부군수와 김정숙 사회복지과장은 ‘밀실행정’을 선택했다.

군민들의 혈세 10억여원이 투입되는 청소년과 노인장애인복지를 운영할 민간위탁기관 선정은 부군수와 김정숙 과장 그리고 몇 명의 심사위원들만이 정확한 진실을 알 수 있는 조건에서 진행되고 말았다.

이 두 단체가 그동안 청소년과 노인장애인복지를 위해 기관운영을 잘 해왔는지, 심사위원들로부터는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또한 어떠한 지적이나 개선점은 없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신뢰받는 열린행정은 공염불
민선4기를 시작하면서 이향래 군수는 취임사에서 “신뢰받는 열린 행정 실천을 위해서는 주민을 고객으로 인식하고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내부 공무원의 의식과 행정을 변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군수의 의지나 공직사회의 ‘투명성’이라는 원칙을 떠나 이 정도의 사안에 대해 ‘비공개’결정을 했다는 것만으로 민선 4기의 현 위치를 가늠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지난 18일 취재차 방문한 자리에서 김정숙 과장은 복지관 운영을 현 (재)청주교구천주교회에 3년 연장해 줄 것을 확정한 듯 한 의사를 여러 차례 비친 바 있어, 군의 민간위탁기관 선정이 해당 부서의 장에 의해 결정되고 선정심의위원회는 절차상 요식행위에 불과한 행정행태를 보였다.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밀실로 숨는다는 것은 결국 행정을 집행하는데 있어 선정 단체에 대한 특혜로 밖에 볼 수 없다.
누구를 위한 복지행정인지, 그런 사안을 논의할 수 있는 권리가 ‘주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군은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또한 민선4기 행정의 방향이 ‘투명행정’인지 아니면 ‘밀실행정’인지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 박성수 부군수와 김정숙 사회복지과장은 민선자치 시대를 맞아 열린 행정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 닫혀있던 관선시대의 마인드로 공무를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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