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제 시행 초대 의회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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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급제 시행 초대 의회의 위상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11.1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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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의정비가 연 2916만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올해 3천492만원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576만원을 덜 받는 것이다.  내년도 의정비 잠정 결정 소식을 듣고 군의원들이 기분이 어땠을까 반응이 어떻게 나올까, 잠시 생각해봤다.

겸손한 의원이라고 해도 얼굴에 노기가 서리지 않았을까. 하는 역할에 비해 저평가 되고 있다고 발끈했을 수도 있다. 또 자치제인데 행정안전부가 의정비 자체를 규제하고 있다고 가시돋힌 비판도 덧붙였을 것이다. 군수를 대상으로, 부군수를 대상으로, 과장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는데 급여 수준이 3천만원도 안 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내심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무보수 명예직 제도아래의 군의회나 유급제 시행 초대의회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돈값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올해 의정활동으로 볼 때 3천492만원의 값어치가 있었는가 물을 때 그렇다고 대답할 군민들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돈 안 받고도 할 사람이 많다고 대답하고 심지어는 군의회의 무용론을 제기할 정도로 부정적으로 보는 군민들이 많다. 이런 군의회 위상은 군의원들이 만들어 놓았다. 군의회가 의정비 심의위원회에 제출한 2008년 의정활동 성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조례안 의결, 건의문· 결의문 채택, 농림특위 운영, 5분 자유발언 2건 등을 실시했는데 의결된 조례안에서 의원발의 현황은 보은군의회 회의 규칙 일부 개정 규칙안, 군의회 사무기구 설치 및 직원정수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 군의회 직제 및 사무분장 전부 개정 규칙안 등 모두 군의회와 관련된 조례다.

주민 생활과 관련된 조례안은 단 한건도 없다. 주민 생활에 영향을 주는 조례안은 모두 집행부에서 재개정 작업을 거친 것이고 의회는 통과의례 상 방망이를 두드리는 역할만 했다.

집행부에서 작업을 해서 의회에 넘어온 조례안은 또 전문위원의 손을 거치고 특별히 의원들이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하자 없이 만들어 지니. 결과적으로 군의원들은 절차상 필요한 관문을 통과하는데 문을 열어주는 역할이 고작이다.

조례재개정 작업은 공부를 해야 가능하다. 보은군 행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군민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

조례의결만으로 의정활동의 전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할 상황이다.

많은 농민들은 이것저것 다 팔아도 연봉 2천만원이 안된다. 쌀을 비롯한 모든 농축산물가격이 폭락했다. 사과와 배를 수확했지만 공판장 경락가격이 턱없이 낮다. 김장철이지만 배추와 무를 수확할 맛을 잃고 있다. IMF때보다도 더 어렵게 생활하는 군민들에 견줘보면 이번 의정비가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벌써 5대의회 막바지다. 유급제 시행 초대 의회이기도 하다. 의원 스스로 어깨와 목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공무원들이 권위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실력있고 값어치 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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