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적산 아래 명당에 자리잡은 워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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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적산 아래 명당에 자리잡은 워내미
  • 곽주희
  • 승인 2008.09.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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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승면 원남1리(147)

삼승면 원남1리 비가 내려 가뭄이 해갈된 가운데 농민들이 바삐 일손을 움직이는 지난 23일 황토사과의 고장 삼승면소재지인 원남리를 찾았다.
원남리는 502번 지방도를 경계로 위쪽은 1리와 아레쪽은 2리로 나뉜다.
보건소, 우체국, 면사무소가 있는 곳이 1리이고, 장이 서는 시장과 남보은농협,삼청신협 등이 있는 곳이 2리이다. 3리는 면사무소 위쪽으로 옥천군과 경계가 되는 새말(새동네)과 원남1리 월촌에서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상원암 마을이다.

# 원남1리 찾아가는 길
보은읍에서 19번 국도를 따라 영동방면으로 15분 정도 가다보면 도로 옆으로 빨간 사과가 탐스럽게 열린 과수원이 즐비하게 나타난다. 황토사과의 주산지인 삼승면으로 면소재지는 원남리다.
삼태기 모양의 금적산을 접하고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워내미.
이 워내미가 변해 삼승면 면소재지에 위치한 원남리가 되었다.

▲ 삼승면 원남1리 마을 전경이다. 우회도로에서 찍은 것으로 502번 지방도를 경계로 1리와 2리로 나뉜다. 위쪽은 원남1리이고 아래쪽은 원남2리가 된다.


#원남1리 마을의 유래
원남리란 지명은 고려시대부터 원암역이 설치되어 있어 워내미 또는 원암이라 하였다고 한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송촌(松村, 송밤뜸, 두찜매), 중촌(中村, 워내미, 안골), 월촌(越村), 상원암(上元巖), 익동(益洞, 샛골), 온야(溫夜, 온배미), 시촌(市村, 장터), 남산촌(南山村)이라 불리는 자연마을과 옥천군 안남면 오산리 일부를 병합해 원남리라 하여 삼승면에 편입되었다.
1989년 1월 1일 옥천군 오덕리 일부를 다시 편입했다.

원남리 지명의 유래가 되었던 원암역은 마을 남쪽으로 20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경산부도에 속한 역참으로 조선시대에는 율봉도 소속이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복주(福州 : 현재의 안동)에 몽진하였다가 평정된 뒤 환도길에 이 역에 거동한 기록이 남아있다.

1362년(공민왕 11년) 8월 병술년에 이 역에 행차하고 정해년에 속리산에 거동했다가 이튿날 큰 비가 와서 다시 이 역으로 돌아와 10일간 머물렀다.

이 때 늙은 대신 7인이 잔치를 베풀고 ‘연소창화(燕巢唱和)’라는 제목으로 시를 지은 것이 ‘칠노연집시(七老?集詩)’가 남아 있는데 이색(李穡)이 서문을 썼다.

칠노란 칠원부원군 윤환, 곡성부원군 염제신, 칠성부원군 이암, 회산부원군 황석기, 당성부원군 홍원철, 수춘군 이수산, 계성군 왕재이다.

이 시집에는 ‘爲愛黃花晩節香 국화꽃 철늦게 향기로운 것 사랑하노니, 與杯相屬意深長 잔 들어 서로 권하여 뜻 또한 깊고 길었네. 安危苦樂循環事 안위와 고락은 돌고 도는 것, 說與兒孫戒履霜 아이들에게 말하노니, 서리 밟을 제 조심하라’는 이제현의 시가 전하고 있다.

원남1리는 안말과 월촌이라는 두 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안말은 원내미 북쪽에 있는 마을로 보은∼영동간 국도 19호선과 안내∼관기간 지방도 502호선이 교차하는 네거리 동북쪽에 위치한다. 옛 중촌의 일부이다.
월촌은 워내미 서쪽에 있는 마을로 조그마한 시냇물 건너 상원암 사이에 위치해 있다.
원남1리는 동쪽은 내망2리, 서쪽은 서원2리, 원남3리, 남은 원남2리, 북쪽은 탄금1리와 접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사과농사와 장사를 하는 원남1리에는 마을봉사자로 노인회장 박경주(81)옹, 이장 박갑용(51)씨, 부녀회장 송복순(58)씨, 새마을지도자 정구영(48)씨가 100여가구 320여명의 주민들과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마을을 이끄는 세 개의 모임
원남1리는 마을을 이끄는 세 개의 모임이 있다.
영농회(회장 박동천, 54)에서는 지난 83년부터 정월대보름을 맞아 주민화합을 위한 척사대회(윷놀이)를 열고 있다.

척사대회는 반별 대항으로 열리는데 부상으로는 비료 등 농사에 필요한 물품을 경품으로 걸고 부녀회에서는 떡과 과일, 술, 돼지고기 등 음식을 준비해 주민들을 대접한다.

영농회는 현재 회원이 26명으로 마을의 애사가 있을 때 부인회원과 함께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
부녀회는 농약 빈병과 폐비닐 등 폐품수집으로 모은 기금과 회비를 모아 척사대회 음식과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나 효도관광을 보내드리는 등 마을의 살림꾼 역할을 다하고 있다.

노인회는 회원이 90여명으로 겨울철이면 경로당에 모여 각자 개인이 쌀이나 반찬 등을 가지고 와 함께 점심을 해서 먹는 등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마을기금이 1천여만원 있고, 노인회 기금도 1천300만원 정도 있는 등 부자마을이다.
경로당 신축시에는 군에서 받은 보조금 외에 마을과 노인회 부녀회, 영농회에서 십시일반 갹출해 건립기금을 보태는 등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원남1리는 사과작목반(반장 김명국)이 구성되어 있는데 회원은 26명으로 마을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동제 지내며 마을 화합 이뤄
원남1리 마을에는 신목이 세 개 있었다.
20여년전만해도 원남3리(상원암) 이정표가 서있는 버드나무에서 동제(마을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제관과 축관을 뽑아 마을주민들의 무사안녕과 풍년농사를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지방도 502호선이 개통되면서 버드나무는 베어지고 동제는 상원암 화광사에서 원남3리 마을주민들과 같이 지낸다고 한다.

버드나무 신목은 없어졌지만 원남1리 마을에는 두 개의 느티나무 신목이 아직 남아 있다.
경로당 뒤에 집 담과 같이 붙어있는 느티나무가 있고, 상원암 가기 전 커다란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원남1리 마을을 가로지르는 조그만 하천이다. 장마 때 물이 넘쳐 농경지가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온 흙이나 모래 등 퇴적물이 쌓여 마을주민들은 하천 정비 및 준설작업을 바라고 있다. 사진 좌측은 하류지역으로 석축 등 잘 정비되어 있는 반면 사진 우측은 상류지역으로 폭도 협소하고 석축 등 정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두 곳 다 하천 준설작업이 필요한 실정이다.
# 하천 정비 및 준설작업 바람
원남1리는 면소재지로 대부분 주민들이 사과 등 과수농사와 벼농사, 식당 등 상업에 종사하고 있다.
비록 오래되어 노후됐지만 마을회관도 있고 경로당도 있어 부족함이 없을 것 같지만 주민들에게도 바람은 있었다.

월촌마을을 가로지르는 조그마한 하천이 비가 많이올 경우 범람해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다는 것이다.
올해 비가 많이 오지않아 피해가 없었지만 예전에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하천에 산에서 내려온 흙과 모래 등 토사가 쌓여 비가 많이 올 경우 범람해 논과 과수원 등을 휩쓸고 지나가 피해가 나곤 했다는 것이다.

박갑용 이장은 “하천 상류지역에는 폭도 좁고 석축도 없는 등 정비가 되지 않아 비가 많이 올 경우 법람해 농경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천 정비 및 준설작업을 실시해 농경지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이장은 “지금 마을회관은 건물을 신축하는 우체국에서 잠시 임대해 쓰고 있다. 건물이 노후화돼 마을주민들이 다용도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옥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어 예전 원남리에 장이 서는 날이면 옥천과 보은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대량으로 몰려들었다.

전국에서 몰려온 장꾼들로 아우성을 이뤘으나 지금은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금적산 아래 면소재지로서 농업과 상업이 병행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원남1리의 무궁한발전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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