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설득 힘들었지만 보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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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설득 힘들었지만 보람이 크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9.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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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마을 추진위원장 홍대일 교수
▲ 한밤마을 추진위원장 홍대일 교수

처음 홍 위원장이 고향 마을에 내려가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신청했을 때 행정기관에서 그를 이상하게 보았다.

내용은 대구에 사는 교수가 아무리 고향이라지만 시골에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 뭐가 아쉽다고 그러는지… 하는 반응이었다.

직접적으로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으나 그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고향에 들어갔을 때인 1986년.

고향 대율리는 젊은이들은 대처로 다 떠나고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는 오염되고 하수도도 없는 그런 마을을 다시 생태계가 살아있고,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사업을 신청한 것인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정말 서운했다.

결국 군수와 면담, “내가 돈이나 먹으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고 마을 발전 계획을 주절이, 주절이 풀어놓자 행정기관에서도 본심을 이해, 사업을 따내게 됐다.

교육으로 주민 역량을 강화시킨 홍위원장은 한밤마을의 미래 구상에 하루 해가 짧다.

우선 대구와 지근거리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 은퇴자들이 정주할 수 있는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대구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터널을 착공, 현재 1시간 남짓 거리를 30분대 이하로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통가옥들이 즐비한 마을의 경관을 살리고 또 집집마다 전해 내려오는 마을 고유의 전통요리를 개발해 슬로푸드마을로 조성하고, 마을의 옛날 사진을 찾고 또 현재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사진 촬영대회를 개최하고 문화재 등록에 실패한 돌담을 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주민 이해교육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사과와 콩 등 마을 주작물이 고가에 판매될 수 있도록 고급화 전략도 수립했다.

홍 위원장은 사과 저장고와 선별장 등 관련 시설이 없어 외지에 헐값에 넘기고 다른 지역 브랜드 사과로 둔갑하고 있어 사과작목반 조직과 사과 저장고, 선별장, 장류공장 등을 지어 운영, 수익의 일부를 기금화 한다는 구상이다.

홍 위원장은 “관련 시설을 보완하면 농가소득을 현재보다는 50% 정도 높일 수 있을 것” 이라며 “마을 발전을 정부에 의존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기금은 재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마을 만들기에도 지역 인재가 얼마나 필요한가를 한밤마을에서 절감했다.

구자인 박사가 강조했던 “올바른 생각과 원칙을 갖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없으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수십억원의 돈을 쏟아 부어도 원하는 마을은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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