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종 권 풀무생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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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종 권 풀무생협 이사장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7.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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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소비자간 신뢰 구축 엄격한 생산기준 속에서 유기농업 가치 지켜가 
▲ 박종권 풀무생협 이사장

생협은 소비자가 농촌, 어촌과 직접 교류하며 생산자와 소비자간에 공생을 도모하는 적극적 형태의 협동조합이다.

현재 자발적으로 형성된 매장만 해도 전국적으로는 100여개에 이르며 조합원 수만 해도 3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초창기에 쌀, 잡곡류, 채소류만 취급하던 것에서 지금은 수산물, 축산물, 자연화장품, 건강식품, 환경생활 용품 등 취급품목만 500가지가 넘는데 가장 큰 장점이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가 등 생산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데 있다.

하지만 풀무생협은 조합원들이 공동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지역의 생협에 공급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면서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공산품과 농자재 등을 공동 구매하는, 농민 즉 생산자들의 생활협동조합이다.

어차피 풀무생협의 주된 기능이 생산의 협동이라면 풀무생협과 지역농협의 차이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는 풀무생협의 설립배경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풀무생협 박종권 이사장에 따르면 풀무생협의 모태는 1960년 풀무학교에 설립된 '무인구판장'의 운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의 구판장은 학생들이 학용품, 먹을거리 등을 공동구매해 갖다놓고 필요한 것이 있을 때 돈을 내고 가지고 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풀무학교 졸업생들은 이 같은 조합정신에 영향을 받아 1980년 '풀무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창립하는데 이 당시의 조합은 이름 그대로 소비자협동조합의 기능을 가진 조직이었다.

박 이사장은 “80년대에는 면 단위 가게들이 담합을 해 농민을 상대로 물건을 엄청 비싸게 팔았다”며 “그래서 협동조합을 통해 농민이 필요한 생산도구와 식료품 등의 생필품을 공동구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그 용어조차 생소했던 농약과 화학비료를 거부하는 유기농업을 고수해온 풀무생협 조합원들의 요구는 자연스럽게 생산의 협동부터 유통, 판매의 협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1992년에는 풀무생협 유기농업생산자회를 발족하고 1994년부터 유기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해 수도권 도시소비자협동조합과 직거래를 시작해 현재는 한국생협연대, 두레생협연합, 한국여성민우회생협 등 50여 곳, 5만 가정 도시소비자조합원들에게 풀무생협의 농산물이 공급되고 있으며, www.kongseal.com을 통해 온라인판매도 하고 있다.

풀무생협은 생산농민들의 협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하는 도농공동체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데, 풀무생협 교육홍보·도농교류 담당 윤해경 대리의 설명에 따르면 연중 도시소비자와 학생 4, 5천명이 풀무생협을 방문해 생산자와 함께 유기농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대표적인 예로 '볍씨학교'를 들 수 있는데, 도시의 어린이들이 풀무생협을 방문해 페트병 화분에 볍씨심기 체험을 하고 집으로 가지고 간 후 돌아오는 가을에 벼를 다 키워 다시 홍성을 방문하면 상을 주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윤해경 대리는 “생산자 생협과 소비자 생협과의 연대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도시아이들이 홍성에 와서 홍성을 알게 된다는 건 미래의 '홍성마니아'를 양성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상호교육을 통한 협동조합간의 연대는 농업의 든든한 지원군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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