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도 파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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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도 파업해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7.1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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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가 가장 어려운 계층이 있다면 과연 누구를 꼽아야 할까.

너도나도 다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도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샐러리맨들은 샐러리맨들 대로, 그렇지만 농민만큼 살기 어려운 계층이 또 있을까.

사료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비료값도 올랐고 유류값도 올랐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각종 공산품은 어느 것이랄 것도 없이 모두 올랐다. 라면 값도 올랐고 과자 값도 올랐고 아이스크림 값도 올랐고 밀가루 값도 올랐다. 원자재 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모든 공산품이 올랐다.

그런데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사료 값, 기계 값, 유류 값, 기계임대료 등 원자재랄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올랐지만 단 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농산물 값이다.

농민들이 손에 쥐는 값만큼은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형 마트에서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고 농산물의 가격을 다운해 덤핑 판매까지 한다고 한다.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고 날강도(?)같이 농민들에게 그 가격이 맞춰 납품을 해달라고 한다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에 얻어맞고 폭등하는 사료값에 압사될 지경인 한우사육농가들도 한우를 사육하는게 손해다. 오로지 사료에만 의지하고 있는 양돈도 마찬가지다. 시설하우스 재배 농가들도 앞으로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농사를 지을 희망이 없어져 버린 농촌에 남아있던 젊은이들은 희망을 잃고, 막노동이라도 하겠다며 도시로 떠나가고 있다. 농민들에게는 고난의 연속이다.

80년대, 아니 90년대초 만해도 농촌에서 5천평 정도 농사를 지으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을 만큼 부농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5천평 농사를 져도 과수 재배나 인삼경작자가 아닌 경우 1년 수입 1천만원 내외다. 한 달에 백만원 수익도 안 된다는 얘기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는커녕 고등학교에 보내기도 어렵게 된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농촌에서 자녀를 도시에 있는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누에도 치고, 담배도 경작했다. 송아지 한 마리를 팔면 대학 등록금은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160만원대인 송아지 한 마리를 팔아도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학자금만 마련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하숙비에다 서적 구입비…. 자녀를 공부시키는 일은 고사하고 먹고 살기 조차 힘들게 된 것이 지금의 농촌이다.

상황이 이런데 시장경쟁의 논리를 내세운 정부는 농업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농촌을 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정부에 지금 농민들이 할 것이라고는 농업에서 손을 놓는 것이다. 지금 파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관해 있는 농민들의 아우성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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