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가로수는 보은군의 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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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에서...가로수는 보은군의 재산이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3.2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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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도 25호선 상의 은행나무 가로수를 하루아침에 베어 버린 것을 매우 가슴아파했던 적이 있다.

이 길은 보은 쪽에서 임한리 쪽으로 상장교를 건너면 탄부 임한리까지 일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가 5㎞ 이상 달하고 가을이면 도로변의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란 물결을 이뤘었다.

겨울을 재촉하는 늦가을 비를 맞고 노면에 떨어진 은행나무 이파리가 달리는 차량의 꽁무니를 뒤따르는 장면이 만추의 서정을 느끼게 해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추나무 생육환경에 지장을 준다고 나머지 가로수 마저 싹둑 잘라버렸다. 제거대상 은행나무 172그루 중 어린나무 49그루만 이식했을 뿐 나머지 123그루는 모두 베어버렸다.

시행청인 군에서 은행나무를 베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들었지만 설득 당하기가 참으로 힘들다.

은행나무 가로수 제거에 드는 예산을 승인해준 군의회도 납득이 가질 않는다. 지난해에는 크게 진노했지 않는가?

가로수는 행정 편의적으로 처리해도 되는 것이 아닌 보은군의 재산인 공공재이다. 군민이 냈든 국민이 냈든 세금으로 은행나무를 구입해 식재한 것이다.

군에서 이렇게 일사천리로 가로수를 조정한다고 친다면 말티고개부터 사내리까지 가로수는 왜 조정하지 못하는지 궁금하다.

더욱이 말티고개 정상부터 속리산 면 사내리까지의 가로수는 주종인 벚나무에다 중간에 전나무, 단풍나무까지 혼합 식재돼 있다. 상황이 이러니 전나무 생육상황도 좋지 않고 단풍나무 생육환경도 좋지 않다.

주민들은 벚나무 가로수로 수종을 단일화하고 전나무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군에서는 전나무를 군민 성금으로 식재한 것이라고 해서 제거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가로수 정비사업을 하면서 벚나무에 대해서만 빗자루 병 등 병증을 보이는 가로수만 제거하고 보식할 뿐 전나무는 그대로 두는 것으로 추진 중이다.

대추나무 생육에 지장을 준다고 일거에 은행나무 가로수를 제거해버린 군의 가로수 행정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은행나무 가로수 제거 이유로 대추나무의 생육환경 지장을 들었다면 국도 변 가로수로 인해 벼 등 농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는 곳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

농작물 생육에 지장을 주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해당되는 곳은 모두 제거해야 군 행정의 앞뒤가 맞다.

우리나라는 기후협약에 따른 일산화탄소 배출 제한국가에 해당돼 상당한 제약이 따르게 됐다. 공기 정화를 위해 이미 심겨진 나무를 잘 가꾸고 더 많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 콘크리트 숲으로 인해 나타나는 열섬 현상을 막기 위해 도시 숲 조성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지역은 30년 가까이 키운 제법 가로수로서의 면모를 보였던 탄부면 임한리 길 은행나무 가로수만 천대를 받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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