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인 매곡산성 농작로 개설로 원형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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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인 매곡산성 농작로 개설로 원형 훼손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3.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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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모씨 “산성 내에 있는 농경지로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

축성된 지 1천500년 가량 된 것으로 추정되는 회인면 부수리 매곡산성(일명 아미산성)이 농경지 진입을 위한 농로 개설로 인해 크게 훼손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확인결과 성의 상단부에 있는 농지를 소유한 우 모씨(75, 회인 중앙2리)가 경작로가 없는 이곳의 농사를 짓기 위해 지난해 11월 중장비를 동원해 부수리 쪽 성벽으로 길이 100여m, 폭 2.5m 정도의 농로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인해 성을 축조하는데 사용한 점판암이 부서졌는가 하면 이중 30m정도는 원형을 잃을 정도로 훼손이 심하고 성의 축조방법을 알 수 있는 기초부분까지 훼손됐다.

매곡산성(昧谷山城)은 삼국시대와 후삼국 시대에 걸쳐 백제와 신라, 후백제와 고려의 국경 지대로 인식되는 등 그 역사와 지리적 위상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곡산성은 보은읍 어암리 삼년산성과 청원군 문의면 양성산성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데다 5세기 후반께 신라에 의해 축조됐을 가능성이 높은 등 시기적 상황과 지리적 위치 상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미산(해발 187m)에 있는 매곡산성은 둘레 695m, 면적 2만9537㎡의 석성(石城)이다.

우모씨는 “40여년 전 아미산 정상부에 있는 경지 4천여평을 구입해 현재까지 경작을 하고 있는데 산성 북쪽에 농로를 개설해 사용해왔으나 경운기가 통행하지 못할 정도로 커브가 심하고 또 급경사여서 그동안 지게질을 하고 또 오토바이로 운행하는 등 영농에 불편을 겪어 지금도 1천평 가량을 묵히고 있다”며 “영농편의를 위해 농로를 개설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난 19일 현지를 확인하고 우모씨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으며,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발굴조사를 의뢰해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는 1989년 보은군으로부터 매곡산성에 대한 지표조사 용역을 의뢰받은 결과보고서를 통해 정비·보존 방안을 권고했으나 군은 10년이 넘도록 단 한가지도 실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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