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값 천정부지 축산농가 경영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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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값 천정부지 축산농가 경영악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02.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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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축종은 도산위기까지 내몰리고 축산농가들 “희망이 없다” 비관하며 대책마련 촉구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사료 값으로 인해 축산농가들의 경영악화가 심각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사료 판매업계에 따르면 배합사료 값이 3월에 또다시 6∼7% 선에서 인상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1월을 시작으로 2007년 3차례에 26% 인상했고 올해 1월에 인상한데 이어 6번째 인상되는 것으로 총 인상률이 36%에 달한다.

배합사료 의존율이 거의 100%인 양돈농가의 타격이 가장 큰 가운데 한우와 낙농도 낙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보은군이 신활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우사업 또한 사료값 고공행진으로 인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보장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축산농가들은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러다 도산하는 것 아니냐, 축산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 양돈 타격 가장 심해
사료값 인상으로 양돈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군내에는 2007년 12월 기준으로 55농가가 2만8천658마리를 사육하고 이중 27호(2만4천두 사육)는 돼지전업농이다.

이들은 사료값 인상으로 생산비는 높아졌지만, 출하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소모성 질병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방희진 보은양돈협회장은 “사료 값이 2006년 대비 26%이상 인상했고 앞으로도 진정될 기미가 없어 도산 위기에 처한 농가도 속출하고 포기하려는 농가도 속출하는 등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돼지 110㎏ 마리당 20만원이 채 안되는 19만4천원에 거래된다. 6개월 가량 비육해 110㎏으로 만드는데 사료값과 인건비, 약품비, 분뇨처리비, 전기요금 등 생산비는 25만원이 든다. 2007년 8, 9월부터 농가마다 계속 두당 5만원 이상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방희진 회장은 “특히 돼지는 다른 축종과 달라 대체사료가 없기 때문에 전적으로 곡물을 주원료로 하는 배합사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사료값이 비싸다고 돼지를 굶겨 죽일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다”며, “경영이 어려워 축사는 물론 생물 돼지를 내놓아도 안 팔려 타 시군에서는 도망가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돈업자 대부분이 2, 3개월 치 외상대금이 남은 상태에서 사료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인데, 사료회사에서는 외상이 많은 농가는 사료대금을 가져와도 사료를 주지 않아 이런 상태가 2, 3개월 계속된다면 돼지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우 신활력 사업도 차질 우려
한우도 사료값 인상에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다. 2007년12월 현재 1천754농가가 2만675두를 사육하는 한우는 군내 축산업의 대표적인 축종으로 연간 매출액도 농축산물 중에는 최고일 정도로 군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사료 값 인상은 결과적으로 한우사육을 위축시켜 지역경제에까지 영향을 주는 결과가 된다.

1월26일 현재 사료값은 비육전기의 경우 25㎏당 8천500원, 비육후기 8천300원, 임신우 8천400원, 번식우 7천800원으로 2007년보다 각각 600원이 인상됐다. 3월에 또다시 인상된다고 예보하고 있어 한 포대에 1만원이 넘는 것은 시간문제다.

보은축협 지도사업부서 담당자에 따르면 어린 송아지를 30개월 사육해 670㎏으로 비육하는데 볏짚 빼고 배합사료가 140만원, 볏짚 등 건초 값이 30∼35만원으로 인건비 등을 제외한 순수 사료값만 170만원 가량 들어간다고 한다.

대신 암송아지 값은 전년 동기 대비 1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송아지를 키워 그 소가 다시 송아지를 생산하기까지 약 2년 정도 소요되는데 생산비는 계속 오르는 대신 소값은 하락하고 있어 손실부분이 커져 번식농가들은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

여기에 살코기 뿐만 아니라 뼈있는 고기 수입과 30개월 미만 생우까지 수입 개방이 임박해져 소값 하락, 한우소비 감소 우려 등 외부 환경이 안정되지 않기 때문에 소 값이 생산비보다 더 하락하는 것도 역시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중규모 농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사육기반이 흔들릴 소지가 다분하다는 전망이다.

이로 인해 보은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우 신활력사업 추진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2기 신활력 사업이 추진되는데, 2기 첫 해인 올해 한우는 보조 8억2천만원을 포함해 총 9억1천400만원이 투입되며 3년간 34억1천900만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한우 특구, 고능력 한우 유전자원센터 조성사업 등 한우를 특화하려는 각종 사업 추진이 줄을 잇고 있는데 사료값 인상이라는 악재가 이같은 명품 한우 육성사업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조사료 재배확대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소의 경우엔 배합사료가 아니더라도 볏짚이나 보리 등 조사료 사용을 늘리면 늘어나는 사료값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우 사육농가의 현실은 조사료 사용비율은 10%대에 머물고 배합사료 의존율이 8, 90%에 달할 정도로 대부분 배합사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은군은 축산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겨울철 유휴농지를 이용한 사료작물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논을 임차해 사료작물 재배시 축산농가에게 ㏊당 60만원의 임차료를 지원하고 축산농가가 많은 지역은 공동단지를 지정해 운영한다는 계획으로 3월15일까지 신청농가를 접수 중이다.

◆ 곡물가 인상 낙농에 영향
38농가가 젖소 2천320두를 사육하는 군내 낙농가들은 법인을 조직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료를 먹이고 있다.

하지만 역시 사료 원료는 콩, 옥수수 등 곡물인데 국내에서 자급자족이 안되기 때문에 수입에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곡물가격 인상으로 원자재 값이 인상된 것은 물론 곡물을 구할 수가 없어 사료공장 가동도 중단해야할 판이다.

보은 TMR(아래 용어설명) 공장과 마로 TMR 공장은 그나마 올해 원료 납품계약이 완료됐기 때문에 사료 원자재인 곡물가격이 인상되 더라도 지금으로선 원료수급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보은TMR 사료공장 송석부 대표는 “사료값이 너무 올라 농가 경영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국제적인 식량위기 식량 안보론으로 확대되고 있어 원료확보가 원활할 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수입곡물 가격이 계속 인상되면 가격이 비싼 원료는 넣지 않는 식으로 사료를 제조할 계획인데 자칫 원유 품질에 지장을 주거나 원유량이 감소하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이에 따라 수입곡물 사용을 줄이고 벼를 도정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미강을 사기 위해 도정공장을 다녔는데 이미 외지 업자와 계약이 돼 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현재 원유 납품가는 1ℓ당 700원이다. 원유 1ℓ를 생산하는데 사료가 1.5㎏정도 소요되고 여기에 인건비, 전기요금 등 생산원가가 700원 정도 소요돼 현재로서는 현상유지는 되는 셈이지만, 곡물가격이 계속 오르기 때문에 생산비가 추월할 날이 코앞에 닥쳤다.

◆ 1조원 푼다고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같이 사료값 인상으로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자 사료가격 안정대책 일환으로 1조원을 푼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역부족이란 반응이다.

농가당 연2∼3%의 저리 자금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지금 축산농가는 자금을 줘도 받을 사람이 없다는 것. 축사는 물론 생물까지도 금융기관과 사료회사에 담보로 제공됐기 때문에 더 이상 담보여력이 없어 저리자금을 줘도 쓰지 못할 형편이다.

특히 양동농가들은 이 자금을 사료회사에 지원해 사료를 싸게 공급하게 하고 또 돼지를 수매해 물량을 조절, 생산단가까지 가격을 만들어주고 폐업 보상비 등을 지원해 경쟁력이 없는 농가들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석유처럼 곡물도 자원으로 무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논에 사료작물을 심는 농가에도 쌀 보전 직불제를 지불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축산인들도 휴경지에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등 조사료 기반을 확충하고 배합사료의 비중을 낮추는 등 비싼 곡물가격에 대응할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 TMR : Totoal Mixed Ration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완전혼합사료라는 뜻이다. 일반 사료회사 만들어 파는 농후사료는 단백질, 조단백 등을 혼합하여 펠렛(알갱이화)시키거나 그냥 가루로 만들어 파는데 TMR 사료는 조사료와 여러 단미사료를 혼합하여 만든 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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