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활 - 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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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생활 - 치질
  • 보은신문
  • 승인 200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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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병규씨(가명, 42)는 남들에게 말 못할 고민으로 오랫동안 끙끙 속앓이를 했다. 대변만 보고 나면 항문 바깥으로 혈관이 나와서 앉을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빠져나온 혈관을 손으로 집어넣으려 해도 피만 나올 뿐 수월치 않았다. 배변 후 1∼2시간 뒤에나 엎드린 채 항문안으로 살살 집어넣었다. 이런 이유로 김씨는 바쁜 출근시간에 배변을 보지 못하고 퇴근후에나 화장실을 갔다. 항문의 고통으로 인해 김씨의 생활은 엉망이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통계에 의하면 치질은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중 출산 다음으로 많은 흔한 질환이다. 전 국민의 25%, 성인 여성의 40∼50%가 앓고 있다.

치질은 모든 항문질환을 의미한다. 항문주위가 자꾸 곪아 구멍이 생기면서 고름이나 대변이 밖으로 새는 치루, 항문이 찢어져 생긴 것으로 배변시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치열도 치질에 속한다. 하지만 항문빡으로 혈관 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치핵이 전체 항문 질환의 70%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흔히 치핵을 치질이라 부른다.

사람은 배변을 할 때 항문이 최대 4cm까지 벌어진다. 평상시에는 닫혀 있지만 배변 시에는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충격을 흡수해 주는 조직을 항문쿠션조직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치핵조직이다.

정상인의 경우 치핵은 배변이 끝나면 항문관 내로 환원한다. 반면 이 조직이 어떤 원인으로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 병적인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출혈이 심하면 항문밖으로 돌출되어 치료가 필요한 치핵이 되는 것이다.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인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치핵 자체는 정상 조직이며 다만 증상이 있을 때, 즉 출혈이나 탈출이 있을 때 치료를 요한다”고 설명했다.

출혈과 통증, 부종은 비교적 초기 증상, 시간이 경과해 많이 커진 상태에서는 배변 시 항문 밖으로 돌출하는 것이 주증상이 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바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 곧 괜챦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치질의 근성을 모르는 위험한 행동이다. 과음을 하거나 피곤할 경우 다시 재발하고 통증도 극심하다. 치질의 정도가 심하면 절제수술을 해야 한다. 항문출혈은 95%이상이 치질 때문이지만 직장암, 대장암, 궤양성 대장염 등의 원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출혈이 보이면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치질이 발생하면 대장항문과나 외과에 가야 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대장항문외과가 일반외과에서 분리돼 있으나 한국은 아직까지 그렇지 않으며 현재 시도 중이다.

치질 유발 요인은 변비와 함께 배변시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화장실에 오래 머무르는 배변 습관, 그리고 서구화된 식생활 등이다. 남성은 음주나 복압이 올라가는 과격한 운동, 과로등도 원인이 될 수 있고, 여성은 다이어트로 인한 음식섭취 부족과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등이 변비를 유발해 치질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임신한 여성은 임신 중 복압이 증가해 항문이 빠지기 쉬우며 복부의 정맥이 눌려서 항문의 혈행이 좋지 못해 치핵이 악화된다. 간경화증 환자도 치질이 잘 생긴다.
전문의들은 “치질은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배변습관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형규 원장은 “변기에 3분 이상 앉아 있지 말고, 배변 시 너무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며 “배변 후 항문을 물로 세척하고 물기는 깨끗이 닦거나 말리는 게 치질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데가 없어 여의치 않으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물티슈로 배변 후 항문을 닦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맵고 짠 음식을 피하며 변이 딱딱하지 않도록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한다. 치핵 환자라면 골프처럼 항문이 빠지기 쉬운 자세의 운동이나 씨름 등 하복부에 힘을 많이 주는 운동을 삼간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가파른 등산도 좋지 않다.    
포스코 신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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