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열풍 신소작농 만들어
상태바
부동산 열풍 신소작농 만들어
  • 송진선
  • 승인 2005.07.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지인 매매급중, 경작 금지때는 실업자로 전락 우려
지가도 상승 실수요자 매입 어려워

외지 자본이 행정도시 주변지역인 보은군으로 몰리면서 군내 농민들이 생계터전으로 삼아 온 전답을 외지인들에게 매매해 지주에서 소작농으로 전락하는 등 신소작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한 외지인들이 관리지역은 물론 농업진흥구역 등 용도지역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면서 군내 땅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바람에 지역 농민들이 땅을 사려고 해도 치솟은 땅 값으로 인해 땅 매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일명 신소작제는 과거 머슴들이 날품을 팔아 쇠경을 받거나 지주의 땅을 빌려 수곡을 주었던 지주 중심의 전통 농경사회로 환원한 것으로 이들 농업인들은 지가가 상승하면서 소유주조차 모르는 외지인들에게 전답을 매매, 소작인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5월말 현재 총 2304필지 659만9000㎡가 거래된 가운데 임야가 209필지 386만6000㎡로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지만 논도 826필지 147만5000㎡, 밭 629필지 97만4000㎡가 거래되는 등 농지매매 실적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가 또한 논의 경우 평균 가격이 평당 3만원 선에서 7만원가까이 뛴 곳도 있고 자고 나면 오르고 물건에 대한 입질만 해도 땅값이 오른다고 할 정도로 매입 수요와는 관계없이 지가 상승이 연일 계속 되고 있다.

이처럼 토지 매매가 급증하고 지가가 상승한데는 청원∼보은∼상주간 고속도로 건설 및 청주∼보은간, 대전∼보은간 국도 4차선 확포장 등 교통망 확충으로 지가가 비싼 도시지역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물류단지로 부각되는가 하면 충남 연기·공주의 행정도시 건설로 개발 기대심리가 일어 보은이 외지인들의 투자 대상이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자 농민들은 부채를 갚거나 일시에 목돈을 만들기 위한 심리에서 토지매매가 이루어지고 있고 매매가 쉽게 이루어지는 데는 매각조건이 농민에게 당장 불리하지 않는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전답을 매매했더라도 땅 소유주가 경작을 금지하기 전까지는 소작료만 내고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어 외지인들에게 땅을 매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없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땅 매각으로 마련한 목돈이 지역이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재투자를 하기보다는 대부분 외지에서 살고 있는 자녀들의 사업 밑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어 땅 소유주가 경작을 금지할 때는 이들이 실업자로 전락, 사회문제로 대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 주민들 중 정작 영농 목적으로 농지를 구입하려고 해도 땅 값이 크게 상승돼 있어 땅 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인해 외지인들의 손에 흘러들어간 땅은 지역주민들이 아닌 외지인들의 재산 증식 목적으로 만 매매가 이뤄질 수밖에 없고 보은의 땅 매매로 인해 자금은 풀렸지만 정작 이 자금이 지역에서 회전되지 않고 외지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개발 기대심리로 부동산 열풍이 불고 일부 땅값도 상승했지만 땅을 가진 보은사람들이 돈을 벌었다기 보다 땅을 매입한 외지인들의 경제력만 좋아질 뿐 보은경제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우려하고 있는 많은 지역 주민들은 보은 주민들만 소작인으로 전락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무엇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인지 지역 주민들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