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쌀 대란설 농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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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쌀 대란설 농가 불안
  • 송진선
  • 승인 200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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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도 재고누적 출하 안되면 경제 엉킬 수 있어
쌀 소비감소에 이어 가공용 수입쌀이 대량 유통되고 수입쌀이 가정용으로 시판되는 데다 정부수매 폐지 등 국내산 쌀 시장상황의 악화로 가을철 쌀 대란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농민들은 올해 생산한 벼를 팔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군에 따르면 6월16일 현재 보은군의 추곡 정부 수매 재고분이 △1999년산 1만3000 포대 △2001년산 395 포대 △2002년산 21만9500여 포대 △2003년산 14만6000 포대 △2004년 191만5500여 포대로 총 229만4400여 포대에 달한다.

여기에 수입현미도 △2002년 90만9000여 포대 △2003년 264만1200여 포대 △2004년 758만2900여 포대나 쌓여있다.

농협에서 자체 수매한 물량의 재고 분도 또한 만만치 않은데 5월말 현재 △보은농협 6만6500포대 △마로농협 2만6300여 포대 △탄부농협 5만9900포대 △삼승농협 1만2900포대 △수한농협 2375포대 △회인농협 2550포대 총 17만550포대에 이른다.

지난해 생산한 것만 판매량을 산정한 결과 정부 수매분 방출실적은 36%에 불과하고 농협 수매분 판매실적 또한 전체 49%에 그치고 있는데 이는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30%정도 판매실적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 각 농협에서 자체수매분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바람에 타 지역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쌀을 판매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보은농협은 1등 가격이 5만4000원, 탄부농협은 5만6000원으로 정했는데 충남과 전라도 등은 5만원∼5만2000원에 매입, 보은지역보다 가마당 2000∼6000원 더 싸게 샀기 때문에 주요 소비처인 서울 등 수도권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보은지역 쌀 판매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 벼 재고물량 올해 수매에 영향
이같이 벼 재고물량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당장 정부수매가 폐지된 올해산 벼 매입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가 추곡수매를 폐지하는 대신 비상용으로 공공비축제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여서 사실상 농민들이 벼를 판매할 곳은 농협과 시장뿐인데 재고분이 이같이 누적돼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탄부농협 관계자는 올해 지난해 산 벼를 팔지 못할 경우 구곡으로 전락해 농협경영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재고로 인한 공간 부족으로 수매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은농협 관계자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이 비싸게 벼를 매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보은군 농민 대부분이 벼농사에 종사하고 농가소득의 상당부분을 벼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쌀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충북 내에서도 주요 쌀 생산지인 진천군이나 청원군은 상당액의 홍보비를 투입하고 공동 브랜드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로 인해 인지도가 보은 쌀을 크게 앞질렀고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크게 앞서 보은 쌀이 맥을 못추고 있다.

청원쌀의 경우 고 변종석 군수 때 브랜드를 통일하지 않았을 때는 황금곳간 쌀이 5000원 정도 더 비쌌지만 오효진 군수가 들어와서는 집중적인 홍보로 이제는 가격도 완전히 역전됐을 뿐만 아니라 인지도도 훨씬 앞서 있다.

◆ 가을 쌀 대란 대책 절실
실 거주 인구 3만2000명 남짓한 보은은 외지출하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쌀이 나가지 못하면 농가 경제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보은 쌀이 유통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쌀 판매가 둔화되는 것은 보은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어서 대북지원 등 대규모로 소비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가운데 지역에 맞는 정책수립이 절실하다.

충북농협지역본부는 지난 2일 수확기 이전 미곡종합처리장의 재고 쌀 소진을 목표로 충북 쌀 판매촉진 운동 발대식을 가졌고 5월에도 쌀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 2억5000여만원 상당을 판매했다고 한다.

출향인을 대상으로 한 고향쌀 사주기 운동 및 1사1촌 결연기관이나 자매결연지역을 대상으로 쌀 사주기 운동 등 단기적인 방법이라도 벌여 가을 수확기 이전 재고를 어느 정도 소진시켜 농민들이 벼를 판매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한다.

이와함께 농민들도 소비까지 책임져야 하고 자치단체가 중앙정부 방향에 충실한 농정보다는 자체 농정현실을 감안, 지역농업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정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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