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정이품송 수난 언제 끝날까
상태바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수난 언제 끝날까
  • 송진선
  • 승인 2005.04.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속리천 쪽 가지 또 부러져
팔팔한 기운을 자랑하고 무성한 가지가 좌우 대칭을 보였던 젊은 정이품송의 모습은 정말 과거의 영화로 사라질 것인가.

천연기념물 103호인 정이품송의 가지 하나가 강하지 않는 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고 말았다.

살랑 사랑 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할 정도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봄바람인데 정이품송은 오히려 자기 가지 하나를 내주는 아픔을 겪고 있다.

이번에 부러진 가지는 지난해 3·5 폭설시 엄청난 무게의 눈을 노구의 몸으로 버티다 못해 가지가 뒤틀려 찢어졌던 것으로 수분이 증발하고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부러진 것.

부러진 가지는 상판리에서 정이품송 방향으로 속리천 쪽에 나 있던 가지로 직경이 약 20㎝내외이고 길이는 약 2m정도 돼 정이품송의 비대칭 모습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폭설 때에도 정이품송은 4∼5개의 가지가 부러지는 수난을 당했고 청년이 아닌 노구의 정이품송은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그 때의 악몽을 또 다시 보여줬다.

좌우 대칭의 모습을 보여주는 신비스런 모습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나무인 정이품송의 계속되는 수난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리게 하고 있다.

나라에서도 정이품송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지만 아마 누가 더 정이품송을 사랑하는가를 저울로 잰다면 우리 지역 주민들이 정이품송에게 품은 연정이 더 강할 것이다.

왜냐하면 보은군을 대표하는 상징이며 그 가치를 도저히 따질 수 없는 보물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 지역 최대의 관광상품이기 때문이다.

형상이 일그러졌지만 우리는 아직도 정이품송에 매달려 관광객들에게 그래도 신비한 정이품송을 팔고 있다.

우리 지역의 큰 재산인 정이품송의 수난이 이젠 좀 멈춰지길 기대하는 것이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는 노송 중 600살 가까운 정이품송과 같이 수난을 당하는 소나무가 없다.

정이품송이 쇠잔해진 것이 솔잎혹파리 등 각종 병해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몸이 건강하면 병균이 침입해도 병을 이겨내는 것으로 볼 때 70년대 초 정이품송의 우회도로 확·포장 공사 시 나무 주변에 복토를 하고 속리천에 농업용 보를 설치해 소나무가 호흡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지장을 받고 뿌리가 습해를 입는 등 인간이 정이품송을 지금과 같이 병들게 만들어 낸 것이라고 볼 때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정이품송의 수난은 노화에 의한 자연스런 현상이기보다는 인간에 의한 것이라고 볼 때 지금의 모습으로라도 유지해주길 바라는 것조차 이기적인 마음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