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의 고장 주민 단합·인심 최고 자랑
우진리는 면의 북쪽에 위치하고 북쪽으로 보청천을 경계로 탄부면과 접하고 있으며 솔안과 우진부리를 합쳐 불려지고 있는 곳이다.야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우진리 마을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마을 중앙에 넓은 공터 위에 마을 회관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84년 대통령 특별지시를 통해 농촌 교육장으로 건립된 2층 건물인 회관은 비록 외관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보여주지만 아직까지 마을 활동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집들이 깔끔한 경관을 자랑하며 넓은 터에 자리잡고 모여있어 부유하고 평온한 느낌을 주고 있다.
현재 42가구 140여명이 살고 있는 이곳은 실제로 복합영농을 하고 있으며 또한 호당 경지면적이 많아 다른 농촌마을에 비해 경제력이 부유한 편이다.
지난 1984년 전국 쌀 다수확 마을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할 정도로 쌀 생산에 주력했지만 현재는 논농사 50㏊에 과수 15㏊의 비율의 농업으로 마을 소득 증대에 과수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여기에 50두 이상의 축산을 하는 곳도 4가구나 된다.
우진리는 토질 자체가 황토로 되어있어 과일의 당도나 품질을 높여주고 있다.
우진리의 황토사과와 배는 이 때문에 더욱 유명하다.
또한 작목반에서는 마을 공동작업으로 기초 약재를 직접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석회유황합재인 약재를 사용함으로써 가격을 절감할 수 있을뿐 아니라 품질 좋은 과일을 생산하게 된다.
한편 이곳은 독정이 못을 비롯한 연못으로 인해 물이 풍부하여 벼농사가 용이한 지역이다.
독정이 못은 송죽 초등학교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저수지로써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모아놓은 곳이다.
효의 고장…후손들의 귀감
우진리는 예부터 효의 고장이라 불렸을 정도로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과의 정도 많은 고장으로 마을 북쪽에는 경주이씨 문중의 효열비와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김해김씨 효열비, 이상동송덕비, 이인우시혜비가 바로 그것이다.
이희우의 처 김해김씨는 천성이 인자하며 효심이 지극하여 시어머니의 장병에 대소변의 시중과 시탕을 극진히 하였다.
또한 남편의 병세가 위독하자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피를 주는 등의 효열이 널리 알려져 칭송을 받아 1932년에 지금의 효열비를 세웠다고 한다.
이상동(1877∼1955)은 근대의 자선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해마다 춘궁기가 되면 양식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양곡을 주고,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현금을 도와주며 소작인들에게는 도조를 감해주는 등 구휼사업에 힘썼다하여 1925년 수혜를 입은 사람들이 송덕비를 세웠다고 한다.
이인우(1868∼1944)는 천성이 후덕한 사람으로 삼승면 서기로 봉직하면서 해마다 춘궁기 때 양식이 떨어진 주민과 어려운 사람들에게 현금과 양곡을 지급해 왔다. 그에 1923년 수혜자들이 시혜비를 세웠다고 한다.
이렇듯 효와 정을 베풀줄 아는 조상들의 마음은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어 이곳 우진리는 해마다 노인분들을 위한 경로잔치(어버이날)와 효도관광(매년 3월 농한기)을 실시하고 있다.
청년회를 비롯한 부녀회와 상조계가 주관하는 경로잔치와 효도관광은 노인분들을 공경하고 마을을 하나로 단합하는 중요 행사이다.
올해는 지난 3월 29일 당진으로 다녀오기도 하였다.
청년회, 마을 단합의 중추
우진리는 젊은층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회원 20명이 있는 청년회(회장 박영호)는 마을의 대·소사를 관장하며 마을을 이끌어 가고 있다.
마을 행사 외에도 삼승면 구제역을 담당하고 있어 3∼5월에는 매주 한번씩, 그 외에는 한달에 한번씩 면내 마을을 돌며 소독 작업을 한다.
청년회를 중심으로 부녀회 및 마을 주민들은 공동작업을 통한 마을의 단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농번기 때 어려운 일손이 있으면 서로 서로 도우며 공동생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단합된 모습은 일뿐 아니라 대외 행사에서도 나타난다.
젊은 청년회원이 많은 우진리는 면·군내 체육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노인분들이 이끌어 가고 있는 게이트볼 모임회는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노인분들의 여가선용과 건강증진을 위해 3년전 군의 지원과 마을 자체관리 기금을 모아 건립된 게이트볼장은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삼승면 전체 게이트볼 회원의 1/4(12명)을 차지할 만큼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는 우진리 게이트볼 회원은 비록 결성 된지는 3년째이지만 그동안 우승 트로피를 포함 12개 이상의 트로피를 마을에 안겨주었다.
현재도 도민체전 등 각종 대회를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모습이다.
마을 주민들은 각종 체육 행사에서 우진리가 우수한 성적을 내는 이유는 단합이 잘되기 때문이며, 또한 마을 자체 터가 옛날 삼국시대 싸움터였던 기가 서려있어 타고난 기질 자체가 용맹하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마을 주민들의 단합 행사 중 또다른 하나는 샘(우물) 고사이다.
매년 1월 14일 솔안에 있는 샘에서 지내는 마을제로 마을 주민 모두가 모여 마을의 풍년과 건강 등을 기원하는 미풍양속의 하나이다.
이렇듯 각종 단합대회 및 공동작업을 실천하는 이곳은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모임을 준비중이다.
우선 청년회의 주도로 출향인과의 정기적인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마을 행사에 많은 출향인들이 참여하고 마을의 일을 의논하고 있지만 좀 더 체계적이고 활동적인 만남을 갖기 위한 모임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삼승면에서 우선권을 갖고 농협에 1사1촌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1사1촌이란 농협에서 주관하는 농촌사랑운동 실천을 위한 것으로 기관단체를 포함한 기업과 마을과의 자매결연 사업이다.
1사1촌으로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일손을 더해주는 한편 농업인들은 기업에 도움을 주는 상부상조의 의미가 있다.
한편 우진리는 범죄 없는 마을로도 유명하다.
범죄 없는 마을은 마을 주민들은 물론 이곳에 본적을 둔 출향인들 또한 죄를 짓지 않아야만 선정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값지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우진리는 검찰청으로부터 두 번에 걸쳐 범죄 없는 마을로 선정되어 현판을 수여 받았다.
저온저장고 설치가 숙원
마을내 가장 큰 숙원 사업에 대해 주민 모두들 과일을 신선하고 좋은 품질로 저장할 수 있는 저온저장고 설치를 우선으로 꼽고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우진리는 벼농사와 과수를 병행하는 마을이다.
주민 소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과수를 함에 있어 무엇보다 저온저장고가 필요한 마을이다.
과수를 주작물로 하는 다른 마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저온저장고를 설치하여 용이하게 쓰고 있는데 반해 우진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군에 저온저장고 설치를 신청한 상태이지만 군내 배정은 3곳뿐인데 반해 현재 신청마을만 해도 18곳 이상이 된다고 한다.
이에 마을 이장인 이준호(45)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과수 농업에 있어 저온저장고는 꼭 필요한 것”이라며 “넓은 과수면적을 가지고 있는 우진리야 말로 꼭 필요한 지역”이라고 말한다.
또한 주민들은 노인분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운동기구 등을 지원해 주길 바라고 있다.
임향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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