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관리를 연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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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관리를 연재하면서
  • 송진선
  • 승인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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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부터 4주간 계속 연재할 경관관리에 대한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농촌이고 환경이 파괴되지 않았는데 굳이 경관관리에 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한가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면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니고 시냇물은 하수처리까지 잘돼 이끼조차 없는 맑은 물이 흐르고 모내기만 하면 푸른 들판으로 바뀔 논에 공장이 들어선 것도 아니다.

또 아파트가 들어섰다고 해봐야 10층이상 고층 짜리가 불과 10동도 안되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정말 우스울 정도니 그런 소리를 하는 것도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우선 지갑을 채울 수 있는 것부터 한 다음 여유가 있게 되면 경관도 생각해보자는 식이다.

어떤 사업을 해야 돈을 많이 벌 것인가. 어떤 시설을 설치해야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겠는가, 어떤 축제를 개최해야 많은 사람들이 와서 먹고 놀고 즐기겠는가에만 혈안이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경관이 잘 관리 된 곳 중의 하나인 제주도는 도로와 경계를 하고 있는 곳에 돌담을 쌓고 또 나무를 심어놓았다.

농경지가 아니고 휴경지이거나 산과 연결되더라도 하나같이 이런 모습이다.
내 땅이라고 해서 도로와 연접해 바로 집을 짓지 않아 집이 모두 숨어 있다.
특히 시골에서는 집을 구경하기가 힘이 들 정도다.

바람이 많이 불고 돌이 많아서라고 하지만 지역의 특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하나의 경관을 형성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지역은 어떤가.

우리집 울타리 안에는 깨끗하게 잘 정돈을 했으면서 농사용 퇴비로 사용할 축분은 도로변 유휴지에 야적해 놓았다.
못쓰는 경운기 등도 도로변 공터에 아무렇게나 방치해 놓았다.
지저분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모두 집 울타리 밖에 내놓아 마을 경관관리가 엉망이다.

또 간판은 어떤가. 도시의 번화가이든, 점포 몇 개 되지 않는 소도읍이든 무질서하기는 마찬가지다.

누가 더 크게 만드나, 누구네 간판이 더 빨간색을 띠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건물 벽면을 도배해놓은 모습을 발견할 수가 있다.
도저히 경관이 형성된 곳이라고 할 수가 없다.

누가 보은에 1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를 지을 거라고 생각을 했겠는가.

그리고 흙벽돌 집을 부수고 어느나라 지붕형태인지도 모르는 슬래브지붕의 주택이 국토를 잠식하리라고 생각을 했겠는가.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조금씩 조금씩 변하는 과정에서 보은의 정체성조차 사라질 수도 있다.

도시계획을 할 때 이곳은 주거지역, 이곳은 상업지역, 여기는 도로를 몇미터 넓이로 내겠다는 계획 못지 않게 보은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고 가장 쾌적한 공간이 되도록 경관계획을 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관을 잘 관리하는 것은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며 곧 지역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관광지가 될 수 있다.

경남 통영의 경우 경관요소 중의 하나인 야경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찾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아직도 도시화가 덜 진행된 보은군은 그래서 지역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경관계획을 만들어 적용하면 그야말로 계획된 도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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