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통폐합 감사 뒤 예산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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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통폐합 감사 뒤 예산은 그대로
  • 송진선
  • 승인 2004.12.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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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컨설팅을 제안한다
보은군의회가 지난 20일 총 14억9300여만원을 삭감한 새해예산을 의결했다.

보은읍 민원인 쉼터 조성 예산 10억7200만원을 삭감한 것이 삭감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행정사무감사때 축제의 통폐합 문제가 거론됐기 때문에 증액을 요구했거나 실효성이 떨어지는 축제와 관련된 예산 등에 대한 칼질이 예상됐으나 결과는 집행부가 요구한 원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축제를 개최하는 자치단체가 늘어나 축제의 난립을 낳고 있다.

감사원에서도 이같이 축제가 난립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축제와 관련된 감사를 별도로 실시할 정도다.

보은군에도 내세울 만한 축제가 없는 가운데 농산물 관련 축제에서부터 세시풍속, 문화관광 축제까지 다양하다.

이중 농산물 관련 축제나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한 세시풍속을 제외한 문화관광축제라고 꼽는 축제에 보은군은 올해 순수 군비만 4억2300만원을 쏟아부었다.

속리축전 7000만원, 동학제 7000만원, 속리산 단풍가요제에 도비 3000만원·군비 5500만원, 속리산 가을 한마당 축제에는 도비 3000만원·군비 3000만원이 지원됐다.

이밖에 전국 주부 노래자랑에 도비 2500만원·군비 2500만원, 오프로드 챌린저 대회는 도비 2500만원·군비 2500만원이 지원됐다.

군의회는 2004년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사의 내용도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추진 주체가 다르고, 계절별로 개최되고 있지만 일부 행사를 제외하고는 전국적 행사보다는 지역 자체 행사에 그쳐 주민 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매년 축제는 한 두 개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뒤 과감하게 축제의 통폐합과함께 지역을대표할 축제개발을 촉구하는 질의를 했다.

그러나 이같이 행정 사무감사를 벌인 군의회는 정작 예산심의시 이를 반영하지 않고 기존의 축제 예산을 그대로 반영시켰고 군이 증액시킨 부분까지 그대로 의결했다.

내년에도 속리축전(읍·면 지원 3500만원 포함) 1억500만원, 동학제 4000만원(도비 2000만원·군비 2000만원), 오장환 문학제 2500만원, 동학 마라톤 대회 2500만원, 속리산 단풍가요제 1억원(도비 3000만원·군비 7000만원), 속리산 가을한마당 6000만원(도비 3000만원·군비 3000만원)의 예산이 확보됐다.

다만 처음으로 군비 지원을 요구한 속리산 산나물 축제 예산만 전액 삭감됐을 뿐이다.

이로 보면 행정 사무감사는 감사였고 예산 심의는 예산심의였다는 것이다. 사무감사의 영향력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결과이다.

물론 도비 지원액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삭감할 수는 없다. 도비를 지원해줘도 못쓰느냐는 질책이 따를 수 있고 또 도비확보를 위해 공무원과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가 벌였을 노력을 감안하지 않고 칼질(?)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지갑을 열어 외지 상인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것이 보은군 축제의 현실인 것을 보면 과감하게 축제를 없애고 지역을 대표하고 또 외지인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축제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흔히 성공한 축제 중 손가락으로 꼽는 함평 나비축제나 금산 인삼축제, 김제 지평선 축제, 보령 머드축제, 무주 반딧불이 축제 등은 모두 문화관광부가 관광학과 교수, 축제 관련 전문가 및 평가위원들이 선정한 관광상품화 가능성이 높고 차별화된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최우수, 우수축제로 선정된 것들이다.

이들 축제에는 최고 1억6000만원에서 최저 5000만원의 국비가 지원되고 국내·외 홍보와 한국관광공사의 해외조직망을 통한 축제 홍보·마케팅 등 행정지원을 받게 돼 국내·외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상당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각종 축제는 매년 횟수만 거듭되는 축제에 지나지 않고 특색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지역을 대표할 만한 축제는 무엇일까. 축제에만 1년동안 4억원이상 예산을 쓰면서 4억원이상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축제의 컨설팅이 요구된다. 경쟁력 있는 축제를 개발하는 것도 혁신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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