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인물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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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인물 탐방
  • 보은신문
  • 승인 200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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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 김정(金淨)선생(10)
9. 제언
2) 상현서원의 위치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알고 민족혼과 정기를 밝혀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들의 나가야할 길이요, 사명이다.

우리 주위에 산재해 있는 지방유적 및 문화재에 대하여 지역 주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문화재의 유래, 내역 가치 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몇 년 전 눈 오는 날 외속 서원에 있는 상현서원을 찾은 적이 있다.

몇 번 가본 적이 있었기에 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 믿고 떠났다. 장안에서 출발하여 도로왼쪽을 아무리 봐도 찾을 수 없어 삼가리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내려오는 도중 몇 사람에게 물어보았으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얼마 후 나이든 어른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노인어른 말씀이 “저 밑에 사당인지 뭐 하나 있는데 큰길가엔 집이 있어서 잘 안 보이고, 옆 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가서보니 눈 내린 겨울이라 그런지 더없이 황량하고 썰렁했다. 반쯤 삭아 없어진 안내판 쪽지에는 바위 암(岩)자 만이 유독 눈에 띄었다.

김정 선생의 호 ‘충암’을 쓴 모양인데 암자 암 (庵)자의 오기였다. 소수서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내린 사액서원이라 생각하니 너무 허술하고 관리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당초 서원의 부지가 이렇게 좁지는 않았을 터인데 다 팔아 먹었는지 보통 농가의 대지보다도 적을 것 같았다.
소수서원과 도산서원을 갔을 때 3∼4km 전부터 도로표지판에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고 정성스레 보관하고 있어 문화유적을 아끼고 전파하려는 그 지방민의 노력으로 느껴져 감명을 받았으며, 우리보은에는 과연 어떻게 하고 있을까 무척 궁금하게 여겼던 터였다.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어센터, 관광부스 등을 설치 운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청주, 대전에서 들어오는 입구에 관광 부스를 세우고, 일단정지 간판을 세운 뒤, 대당 1분정도 기준으로 관광명소를 안내한다.

보은은 손바닥만한데 가이드 할 것이 뭐 있겠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친근감 있게 명소를 소개하는 팜플렛을 나눠 주며 .가이드 한다면 예상외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서원에 사는 사람이 상현서원을 모르고, 동네 이름을 왜 서원이라 했는지 모르듯이 사실 우리주변엔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무작정 여행을 왔더라도 좋은 방안이 있다면 스케줄은 얼마든지 달라 질수 있다.
관광부스를 지날 때마다 유물 유적 등 에 대한 설명을 들려준다면 은연중 관광자원에 대한 잠재의식이 뇌리에 남을 것이다.

보은을 찾는 사람들에게 보은의 관광자원에 대하여 물어 본다면 속리산 외에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상현서원을 찾을 때의 경험으로만 봐도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3) 서원의 가치와 활용
옛날 성균관 향교교육이 과거공부에만 전념한데 반하여 서원은 높은 인격적 수양을 목표로 성리학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양성의 모델이었다.

또한 서원은 학생과 스승이 함께 기거하며 토론한 학문의 전당 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서원이나 향교들도 신교육제도가 등장함에 따라 교육기능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겨우 봄.가을의 향사(享祀)만 유지하다 근래에는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이다.

소수서원(紹修書院)과 도산서원(陶山書院) 그리고 대로사(大老祠) 같은 기존의 서원은 모두 성역화 하여 각 지역의 향교(鄕校)와 더불어 충효도덕(忠孝道德)사상을 고취하여 새 시대의 정신수련도장이 됨과 동시에 민족교육 문화의 명소로 발돋음하고 있다.

학생들은 물론 외국인까지 참배하고 있으며 이미 훼철된 서원도 복원하고 있는데, 율곡 이이를 봉안한 파주의 자운서원(紫雲書院)은 현대식 건물로 거대한 수련원을 지었으며, 정읍의 고암서원(考巖書院)은 옛날의 모습으로 중건(重建)하였고, 대전의 남간정사(南澗精舍)는 규모를 확대하여 공사를 마쳤다.

그리고 중봉 조광조를 봉안한 서울의 도봉서원(道峰書院)은 재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재건을 추진 중으로 거의 완공단계에 있으며, 서울 송파구에서도 백제 몽촌토성 공원과 연계하여 서원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괴산군은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화양서원을 복원키로 했다.

이와같이 전국 유수의 서원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서원을 지역의 문화시설 등과 연계하여 정신 및 인성훈련을 위한 교육현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 보은군도 많은 유적 및 유물 등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단청하고, 복원하여 우리고장의 문화유산으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소수서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의 값진 문화유산인 상현서원이 문화재로 지정받고 유적을 복원 확충하여, 역사전수 및 선비정신교육장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권장할 만하다.

도산서원에서는 하기 방학 시 인근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선비문화체험연수와 퇴계 사상과 윤리전반에 대한 연수과정을 개설한 바 있으며, 안동 종택 스태이 프로그램은 눈여겨볼 만하다.

안동시 고성이씨 종택은 2004년 7월 20일부터 전통예절 체험장으로 개방하였으며, 안동광산김씨 예안파 종택은 2004년 7월30일부터 개방하여 책상다리하기, 한복 제대로 입기, 큰절, 평절 등 전통예절을 연수하고 있다.

안동지례예술촌장 김원길은 전통문화와 창작예술에 관광을 접목시켜 양반문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전통 제사예절을 시현하고 감자, 고구마 구워먹기, 널뛰기 등 민속놀이를 재현하고 있다.

유물유적을 발굴, 복원하여 선인들의 거룩한 뜻에 의미를 부여하여 그들의 올곧은 뜻을 본받게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속리산 잔디공원 부근에 사슴을 방목하는 것도 자연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캐나다 벤프의 경우 온 천지가 동물들의 천국이어서 사슴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아침이 되면 먹이를 찾아 호텔 주변에 모이고 공원 등지에서 하루 종일 관광객들과 시간을 보낸다. 아침마다 찾아오던 사슴이 안 오면 궁금하여 오히려 사람들이 사슴을 찾아 나서게 된다.

우리주변에서 옛날 농기구가 더 이상 없어지기 전에 이를 수집하여 농기구 발전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장을 마련하고 옛 서적이나 문방사우, 유필, 유화 등 유림 관계 자료를 수집하여 유림박물관 등을 설치하였으면 한다.

사실 관광명소라는 곳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여 어떻게 알려졌는가가 문제인 것 같다.

벨기에 브류셀의 ‘오줌싸개 동상’의 경우, 그것을 안보면 벨기에 관광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한 평 크기의 분수대에 팔둑크기의 동상을 세워 수도꼭지를 연결하여 오줌을 누게 하는 것이다. 다만 관광가이드와 긴밀히 연계하여 그 나라 고유의상을 미리 동상에 입혀 놓는다. 자기네 고유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오줌싸개동상을 본 관광객들은 기뻐 환호한다. 근처에는 많은 상가가 형성되어 있고 ,기분 좋은 관광객들은 많은 물건을 사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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