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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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 보은신문
  • 승인 2004.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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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수 재(보은산성/수필가)
인류의 역사는 성취하는 자만의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전진할 수 없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미래를 약속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충북교육의 현대사 애환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김천호 교육감의 아이템으로〈문 닫은 학교 역사 찾기〉운동의 일환으로 숨어버릴 귀중한 자료들을 모아 충북교육의 자료로 삼아 100년, 아니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우리 모두 뜨거운 박수 한번 보냅시다.

이상은 지난 9월 23일 충북교육청 강당에서 있었던 '문 닫은 학교 역사 찾기' 추진실적 성과보고서 자리에서 필자가 김천호 교육감에게 덕담으로 칭찬의 말씀을 요약한 내용이다.

나의 모교는 문을 닫았기 때문에 더구나 없어진 학교 총 동창회장으로서 마음으로 느껴지는 바가 남다르기 때문에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는데 힘을 모았다. 60년 전, 본인의 초등학교 졸업장을 이곳 강당에서 보고 나니 참으로 세월의 무상함을 더욱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흘러간 세월이 고희를 지났고, 습작으로 씌였던 수필집이 세 권이나 되었고, 시집도 발간하였으며 '보은의 지명 유래지' 각종 월간지 자유투고 등으로 많은 글을 남겼다는 사실에 지난 세월을 위로하면서, 지난 9월초 9박 10일 일정으로 만주 국 일대를 탐방한 바 있다. 민족이란 무엇인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자를 사용하며,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 고유한 민족이라고 정의하겠는가? 연변 생활문학 세미나 열강에서 가슴에 부닥치는 강론을 요약하면,---

연변과기대 안병렬 교수의 〈조선족을 아십니까?〉 절규처럼, 우리들 일행은 그들을 얼마만큼 이해하고 왔는지 가늠할 길 없지만 이것이 화두가 되어 오랫동안 우리 생활문학회 동인들의 기억속에 남을 것이라 사료된다.

연길에서 만났던 기척의 두만강을 바라보고 백하로 내려와 천지에 올랐었는데, 다음 날 길림 화룡시 남평진 두만강 기슭에서 북한 정보 요원에 납치되어 끌려간 아내(진경숙)를 두고 절규하는 청년(문한성)의 기사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민족은 무엇이며, 분단은 무엇이며, 역사는 무엇이란 말인가?

가뜩이나 시끄러운 세상 ‘고구려사 왜곡’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역사 의식은 드넓은 만주 평원을 달리는 야간 열차 속에서 나는 우리 충북 교육의 '역사 찾기 운동'을 생각하면서 역사를 바르게 알고 성취하는 나라만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오늘날 만주 땅이 중국의 땅이었다고 역설적으로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간도 땅을 밟는다는 설렘으로 연길에서 대련까지 아니 대련에서 시작하여 심양, 용정, 연길, 백하, 단동 그리고 다시 대련으로 이어지는 기나긴 여정은 때로는 19시간을 달리는 열차 속에서 때로는 전세 버스에서 대여섯 시간도 지루하여 죽을 지경인 광활한 땅이 간도 땅이었고, 우리나라 경북 봉화 사람들이 먼저 개척하였다는 곳이라고 하였고, 국경치고는 쇠말뚝을 드문드문 박아놓은 곳으로 갈대 숲이 우거진 북한과는 50여 미터 남짓 되어 보이는 국경지대 생각할수록 야릇한 기분일 들었다.

각설하건데, 인류의 역사는 승자만의 전리품이 되는 것이며,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불행한 민족으로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오늘날 문닫은 217개 학교의 역사가 숨어버리고 말았을 충북교육의 현대사 반세기의 애환을 교훈 삼아 백년대계의 미래상을 다짐할 때, 국가의 발전도 교육의 발전만큼 더욱 발전하리라.
우리 보은군의 발전도 군민의 관심만큼 발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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