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 제값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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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산물 제값 못받아
  • 송진선
  • 승인 2004.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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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회원인 마로 한중 작목회만 고가에 판매
웰빙 바람을 타고 친환경 농산물이 고가에 판매되고 있으나 정작 지역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는 판로를 구축하지 못해 고가는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고 있다.

한 살림 생산자 소속인 마로면 한중리 새생명 공동체 회원을 제외한 나머지 농가들은 판로확보가 안돼 일반 농산물과 다름 없는 가격에 판매하거나 아는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 지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귀한 몸 = 농림부가 올해 2∼6월 실시한 친환경농산물 유통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품목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친환경농산물이 일반 농산물 보다 1.3∼3.5배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농산물 19개 품목의 가격을 전국 5대도시, 17개 매장에서 조사한 결과 친환경 인증쌀은 1㎏당 평균 4227원으로 2418원 하는 일반 쌀의 1.75배 수준이었다.
대파는 3.54배였고 봄배추는 3.44배, 오이 2.67배, 가지 2.59배, 애호박 2.36배, 풋고추 2.22배, 깻잎 2.12배, 참외 1.49배, 사과 1.37배, 배 1.28배 등 순으로 가격 차가 컸다.

▶친환경 인증농가 현황 = 친환경 농산물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2001년 9농가가 7개 품목을 인증받은 이후 2002년에는 29농가로 크게 늘어났고 지난해인 2003년에는 33농가 농산물도 16개 품목으로 늘었고 올해는 38농가로 늘었다.
친환경 농산물 등급은 2001년 유기농 1농가에 불과하고 전환기 유기농가 없이 무농약 7농가, 저농약 6농가였는데 올해는 유기 3농가, 유기농 전단계인 전환기 유기는 4농가, 무농약 4농가이며 나머지 27농가는 저농약 농가이다.
지역별로 보면 △외속리면 2농가 1만6389㎡ 마로면 18농가 24만5461㎡ △삼승면 6농가 10만7402㎡ △수한면 2농가 5180㎡ △내북면 10농가 6만9111㎡로 단연 마로면이 가장 많다.

▶한중리 작목회만 고가에 판매 = 마로면 한중리 백록동 공동체 등 일부 작목회를 제외하면 무농약으로 농산물을 생산해도 고가에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농약의 경우 가격 차가 크지 않지만 무농약 및 전환기 유기, 유기 작물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로 한 살림에 공급되는 마로면 한중리 백록동 공동체에서는 벼 40㎏ 가마당 8만8600원(+4000원), 건고추는 600g 당 유기농은 1만원, 무농약은 7500원에 판매됐다.
이는 벼의 경우 정부 수매가가 40㎏당 특등 6만2440원, 1등 6만240원이고 올해는 이보다 4% 인하된 특등품 5만9940원, 1등 5만8020원인 것에 비하면 친환경 농산물의 가격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녹색농촌 체험마을로 선정된 회북면 고석·쌍암단지와 회남면 분저리에서도 오리농법으로 친환경 벼를 생산했으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일반 재배로 생산 것과 같은 가격에 판매했다.

▶삼승 저농약 사과 겨우 천원 더 받아 = 친환경 농산물이 도매시장을 통해 유통될 경우 여전히 일반 농산물과의 갑사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는 인증 농산물을 생산해도 일반 농산물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수고를 가격으로 보상받지 못한다.
이는 농민들 스스로가 유기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는데 기인하지만 유통에 대한 행정당국과 농협 등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 양재동 농산물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삼승 황토사과도 저농약 인증품은 1000원 정도 더 얹어 받는데 그칠 정도로 대형 매장에서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박순태 삼승 사과 작목회 총무는 올해부터는 소비자를 초청해 저농약으로 사과를 생산했음을 보여주는 행사를 가져 제대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순태씨는 “농가에서 아무리 저농약으로 사과를 생산해도 소비자들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니까 제 값이 매겨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 우리 농업의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생산자들이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도록 행정당국과 농협 등에서의 노력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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