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 증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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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범죄 증가일로
  • 보은신문
  • 승인 199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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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청소년범죄 '90년 한해동안 작년의 170% 증가
날로 증가추세에 있고 더구나 성인범죄를 능가할 정도로 무분별한 양상을 띠고 있는 청소년범죄는 이제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군내의 청소년범죄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89년에 비해 170%가 증가한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금년도 총 범죄발생건수 704건 중 청소년범죄가 92건으로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구속된 경우가 16건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절도 폭력이 대부분이지만 예년에는 없던 강간사건이 3건으로 나타나 부모와 주민들의 염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겨울방학이 겹치는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의 들뜬 사회 분위기와 입시를 마친 수험생들의 해방감으로 청소년들의 탈선이 예상되고, 특히 속리산국립공원이 가까이에 있어 무분별한 관광지 행락질서의 영향을 받을 염려가 있는 특이한 지역여건을 우리 군은 안고 있다.

또한, 줄어드는 인구증가율에 비해 군내에 영업중인 식품 환경위생업소가 314개 업소나 되어 티없이 자라나야 할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어 청소년탈선의 기회가 더 많은 것이 우리지역의 실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90년 한해동안 청소년유해업소 단속현황에서 유흥업소, 오락실, 당구장, 만화가게 등 70곳의 단속대상 중 29건이 입건, 41건이 행정처분을 받은 것을 보아 알 수 있듯 군내 유흥업소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인구에 비해 이렇게 많은 유흥업소가 있지만 정작 청소년들이 갈만한 공간은 하나도 없어 성인업소를 불법출입하거나 시내 후미진 곳을 배회하는 청소년들이 많아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함은 물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대해 조성진 교사(50. 보은상고)는 “군내에 있는 자연·문화유적지의 특성을 살려 과감한 투자개발로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음악실 등 학생전용 공간이 마련되어 이성 또는 친구들간에 건전한 대화를 나누고, 기성세대들의 인식이 바뀌어 이를 좋은 방향으로 보고 또 유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각 학교의 청소년단체가 단체의 성격에 맞추어 제각기 활동하고 있지만 이는 몇몇 회원학생에만 적용될 뿐이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청소년 단체활동은 하지 못하고, 불량써클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제대로 기량을 펼치지 못한채 청소년기를 보내고 말아 건전한 써클활동 유도가 아쉬운 실정이다.

하지만 학교측에서도 취미, 봉사활동 써클을 조직, 교사지도하에 운영하며 학생들의 가입을 유도·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이를 기피하고 있어, 원만하게 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내 상당교사들에 의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고민이나 문제의 상담자를 친구들 중에서 찾고 있으며, 가끔씩 상담실을 찾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진학, 취업상담 등 진로에 관한 문제로만 상담을 원하고 있고, 가끔 가정문제, 이성교제문제 등을 상담하여 오지만 상담하는 학생이 문제의 핵심을 얘기하지 못하고 우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고 있어 이를 잘 파악, 선도할 수 있도록 우수한 자질의 상담교사를 배양하고 학생이 상담실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 유도,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요구되고 있음을 논증해 주고 있다.

생활지도의 일선교사들은 “청소년들의 잠재적인 불만 해소가 탈선으로 이어진다”며 “문제학생 자체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가정, 사회, 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어 모범을 보이는 속에서 이들을 선도해야 하며 아울러 청소년들이 기상을 펼칠 수 있는 문화공간과 행사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흥청대는 어른들의 연말연시가 청소년들의 눈에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보여 주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때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가치판단 기준을 마련할 수 있고 목표의식을 갖게끔 모든 기성세대가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어야 함은 누구나 없이 아는 사실이나 누가 과연 이를 실천하고 있는지? 외지에서 진학해온 학생들은 부모의 보호없이 개방적인 생활로 탈선의 위험이 많고, 군내의 진학생들은 대도시 진학을 못했다는 열등의식에 빠져 자기개발에 소홀한 것이 우리군 청소년문제의 특성이다.

“주민들이 지역연대의식을 갖고 내학교, 내자녀, 나아가 우리 모두의 자녀라는 의식속에 모든 일상생활에서 청소년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청소년범죄가 없는 지역, 지역학교 활성화, 나아가 지역발전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일선교사들의 주장이다.

문제학생 때문에 학교를 비판하기보다는 그들을 선도할 수 있도록 개인 스스로가 노력하는 사회풍토 조성이 시급하다. 보은의 희망찬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의 탈선과 범죄를 막고 올바로 이끌기 위한 건전한 교육풍토를 조상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군민 모두의 책임이자 선결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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