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 한모금!
밭농사 위주로 생계를 이어가는 넉넉지 못한 생활이지만 골짜기로 넘쳐 흐르는 맑은 물과 그물처럼 깨끗한 인정을 베풀며 살아온 회남면 조곡2구(이장 한규성) 사람들―그렇게 조용하고 깨끗했던 마을은 지난 79년 제일탄광(대표 차경림)이 채탄을 시작하면서부터 탄가루가 마을을 온통 뒤덮고, 마을 밑으로 탄광갱이 거미줄처럼 뚫려 풍족했던 지하수가 갱으로 침수돼 한방울의 물도 찾아볼 수 없는 사막아닌 사막, 공중에 뜬 마을이 되고 말았다.
탄가루가 날리는 불편은 제해두고라도 제일탄광에서 양수기로 끌어올려주는 간이급수로 부족지 않게 물을 사용한다지만 탄광폐쇄 신청설이 나도는 요즈음 그나마 있던 급수마저 끊기는게 아닌가 하여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한편 식수로 사용중인 지하갱도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몇 번인가 관계기관에서 수질검사차 떠갔지만 한번도 검사결과를 통보 받은 적은 없다.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한다는 관계당국의 말에 주민들은 그저 별문제가 없으려니 하는 안일감으로 지내고 있지만 매번 붉은 쇳물을 끓여먹는 일만은 잊지 않는다.
아이들도 까맣고 지붕도 온통 탄가루속에 파묻혀 버린 탄광촌이지만 12가구에 30여명의 주민들중 광업소에 취업한 삶은 단 한명도 없을 정도로 광업소가 주민들에게 주는 이익은 없다. 다만 길에 탄가루가 깔려 3㎞를 걸어나가야 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지난 89년 이동군청에 도로포장을 적극 건의했던 것이 승인되어, 2.39㎞가 지난 11월 산업도로로 포장 준공돼 주민편의를 돕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근래 정부가 수익성이 없는 탄광은 폐광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 폐광을 유도함에 따라 제일탄광도 히북 건천리에 있는 부곡탄광과 서로 갱이 만날위기에 놓여 수직지하작업을 하려다 보니 시설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타산이 맞지 않아 폐광한다는 말이 사람들 입을 통해 돌고 있고 마로 단천광업소의 경우를 볼 때 단천광업소가 폐업한지 1년3개월여가 지나도록 주민보상대책은 아무것도 실현된게 엇어 주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탄광측에서는 “아직 매장량이 많아 폐광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히지만 설사 단시일내에 폐광되지 않는다해도 주민들 생명의 원천수인 식수문제만큼은 영구적인 타협점을 마련, 확답을 구해놓아야 하는 것이 주민과 광업소, 그리고 관계당국이 함께 모색해야할 선결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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