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장 『떠들썩하고 흥겨운 정취』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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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장 『떠들썩하고 흥겨운 정취』는 옛말-
  • 보은신문
  • 승인 199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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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활성화 위한 다각적인 노력 필요
장날은 으례껏 떠들썩하고 사람들이 북적대는 가운데 흥겨운 정취가 있지만, 농촌인구의 급격한 이농과 함께 요즈음 장날의 시장 규모는 크게 축소되고 있다.

더욱이 장터로 이용되던 미곡시장과 채소시장 자리가 10여년전 매매 되어 지금은 화랑시장만 남아 외지 상인들이 이용하는 터로 정착된 반면 노상에서 좌판을 벌여 가두판매를 하는 노점상인들의 대부분이 보은 거주인들로 되어 있어 새로운 장터의 모색과 아울러 장날이면 물건과 상인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삼산파출소 앞부터 중앙사거리까지의 구간은 장날에만이라도 일방통행 내지 전면통행금지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요사이 보은 장날에는 김장철을 맞아 배추나 무 등을 팔기 위한 노상매매와 외지에서 들어와 생활필수품 장사를 하는 장사꾼들이 읍내의 화랑시장과 노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노점상들의 대부분은 농산물을 갖고 나와 도로변에서 장사를 하고 있고 평일날 노상에서 장사를 하는 이들은 적은 편이다.

이들 노점상들이 장날에 이용하는 노상은 삼산파출소 앞에서부터 중앙사거리 구간이고 보은관광호텔 담벼락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장사를 하고 있다. 또 태동관 앞에서 코끼리 식당쪽의 도로는 교통량이 비교적 한산해 고추매매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좁쌀, 콩, 수수 등의 미곡 매매는 구 미곡시장이었던 민자당 연락소 건물 옆 골목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노점상들의 대부분이 장날만 되면 노점상 단속 공무원들과 잦은 실랑이를 벌이거나 단속 공무원들의 눈길을 피해 골목으로 많이 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군 소유로 되어 있던 미곡시장과 채소시장을 군에서 처분하고 적당한 시장부지를 갖추지 못해 부득이 도로상의 노상에서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시장 구조의 문제점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노점상들은 가져온 농산물을 한푼이라도 제 값을 받고 팔아보려고 찬바람을 맞으면서 도로변에 펼쳐놓지만 농산물 가격도 시장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제값 받기가 힘든 실정이다.

탄부면 고승에서 배추를 팔기 위해 지난 11월26일 장에 나왔다는 한 농부는 “집에 김장할 것을 제하고 배추 70포기와 무 2접을 가지고 나왔지만 값이 싼데도 사가는 사람도 없고 채소상가에 넘기려고 해도 받아주질 않아 큰 걱정”이라며 차에 싣고 온 운임비도 안나온다고 근심이 태산이다.

이와같은 이유는 농산물 가격이 하락된데도 원인이 있겠지만 대도시 상인들이 보은 장날을 이용하지 않고 타군 장날을 이용하는데 더 큰 원인이 있다. 더욱이 보은 장날이 지난 86년 2월1일부터 5일, 10일장에서 1일 6일장으로 바뀌고부터는 5일, 10일장인 옥천장을 이용하는 보은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옥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에 따르면 옥천장에 가서 미곡이나 고추등을 팔면 보은장에서보다는 조금 더 받을 수 있고 매매도 더 원활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대해 보은읍 삼산5구 미곡사오히 상인 이모씨(64)는 “종전의 보은 장날인 5일, 10일의 경우만해도 옥천과 장날이 같은데도 대도시 상인들이 보은지역으로 몰려 농산물을 사가곤 했는데, 장날이 1일, 6일장으로 바뀌고부터는 외지로 내다팔아야 하는 형편”이라며 “옥천이나 외지로 나가지 않고서도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종전의 장날로 환원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설시장으로서 구매가 자유로운 장날의 설정요건이 충족치 않아, 우시장만이 장날 변경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형편이다. 즉, 우시장의 장날설정은 축산업 협동조합측의 장날 변경 타당성 제시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데, 보은 축산업 협동조합측은 옥천 우시장과 겹칠 경우(5일, 10일) 보은 우시장의 규모가 축소되는 것을 우려, 장날의 환원문제에 대해 거부하고 있는 입장이다.

군내 우시장도 80년만 해도 9개의 시장 규모가 점점 축소되면서 지금은 보은읍 수정리, 원남, 회인 3개의 우시장이 있을뿐으로, 그나마 원남, 회인 우시장은 폐쇄될 위기에 놓여 있다. 보은읍 수정리 우시장도 80년도 3백50두에서 요사이는 2백두로 그 규모가 줄고 교통의 발달로 대도시 계통출하에 더 힘쓰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같이 보은 주민들 중 일부가 옥천이나 외지로 나가 농산물이나 축산물을 팔고, 현지에서 생필품 등을 구입하기 때문에 보은읍내 상가에서도 큰 손실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은읍내 상가 주민들은 “장날이 되어도 예전만큼 물건이 잘 팔리지 않고 있다”며 “교통의 발달로 물건을 외지에서 구입하는 이들이 많아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삼산5구 화랑시장의 경우는 대부분 외지상인들이 장날 터주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평일은 보은에 거주하는 노점상인들이 매매를 하고 있으나 장날은 외지 상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어야 하는 실정이다.

화랑시장은 2백90평으로 단기별로 공개입찰을 통해 읍사무소에서 임대해주고 임대받은 사람이 자릿세를 받으면서 운영하고 있다. 화랑시장에서 장날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대부분이 화랑시장터를 수년동안 이용해 온 기득권으로 자릿세를 내고 있는 외지상인들이다.

이들 외지상인들이 화랑시장에 물건을 가지고 들어오는 시간은 오전 7시, 시장은 오후 6시30분쯤이면 파장된다. 보은 장날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시장의 규모를 알차고 다양하게 꾸밀 수 있도록 군민의 관심이 모아져야 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가뜩이나 재정자립도가 빈약한 보은 실정을 감안한다면 보은 시장의 활성화는 필수요소이다.

군내 농산물이나 축산물 등을 외지장에 내다팔고 필요한 물건 구입도 외지에서 한다면 보은 시장 규모는 더욱 축소되고 결과적으로 지역경제의 발전에도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군에서도 농산물을 제대로 팔 수 있는 장터를 조성하거나 기존 도로상의 매매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장날 차량통행의 제한 등 다각적인 모색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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