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표 보은 장속, 충북 임업시험장장
상태바
이세표 보은 장속, 충북 임업시험장장
  • 보은신문
  • 승인 1990.12.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불어 함께 사는 지혜를…
자연은 저마다의 삶을 가지는 생명체들이 서로 얼키고 설키어서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짜임에서 어느 하나가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을 때 자연 전체의 리듬은 엉크러지게 마련이다. 마치 자동차의 어느 조그마한 부속에 고장이 생겼을 경우 올곧게 굴러갈 수 없음과 같이-

그런데 사람들은 이 자연의 리듬을 곧잘 훼방하여 놓거나, 아니면 아예 정복의 대상으로 삼아 정복의 경쟁에서 선진의 우열을 판가름하듯 무절제한 개발에 정신이 팔려 있다. 그러나 자연은 그렇게 손쉬운 정복의 대상은 아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60년대말 속리산 뒷산 소나무에 발생한 송충(松蟲)을 잡기 위하여 헬기로 농약을 뿌렸던 바, 그 다음해 오리숲에서 복천암에 이르는 활엽수림에 예년엔 별로 없던 자벌레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큰 피해를 준일이 있었는데, 이는 자벌레에 해를 끼치는 이로운 곤충까지 몽땅 죽였기 때문이었으며, 농약의 역작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 좋은 교훈이었다.

또 하나, 60년대초부터 70년대초까지 송충의 극성에 의해 많은 소나무가 죽어갔고, 주민들이 송충을 잡는데 많은 고통을 겪은 바 있었는데 80년대에 와서는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종적을 감추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잡아서 없어진 것이 아니라 메말랐던 산이 우거지고 공중습도가 높아지면서 송풍을 해하는 것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즉 자연의 힘에 의하여 자연의 균형을 되찾은 것이며 사람은 이에 약간을 부추긴 것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근년에 사람이 죽을만큼 독한 농약을 뿌리고 있음에도 해충은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곤충과 사람과의 전쟁인 셈이다.

그러나 지금의 곤충은 3억년전 지구상에 출현하여 숱한 기상변화와 지질변화에 견뎌내 진화에 성공한 것들로 사람들이 살충제를 앞세워 도전한다는 것은 승패가 뻔하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고 이들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오늘과 같은 인간사회의 살벌함도 자연의 균형과 조화의 순리를 잊고 완전정복(?)만을 추구하는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볼진데, 더불어 삶을 위하여 노력하는 가운데 밝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삽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