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굴리앞 직선도로 사망사고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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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굴리앞 직선도로 사망사고 잦아
  • 보은신문
  • 승인 1990.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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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의 사각지대
잘 닦여진 직선도로, 이제 잎을 떨구기 시작하는 플라타너스 가로수, 언덕배기에 들어선 농공단지. 이는 마치 작은 신 공업도시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금굴리앞 직선도로를 지나오면서 죽음의 그림자가 발목을 휘어잡는 듯한 섬칫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것은 이 마을주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이고, 몇몇 주민들 입에선 올해에도 길신제를 지내야하지 않겠냐는 말이 돌 정도로 분위기조차 을씨년스럽다. 이는 일주일 사이에 불과 백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3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교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8일 저녁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박종범씨가 길옆에 세워둔 추렐라를 들이받고 길 중앙에 넘어져 있는 것을 신원미상의 차량이 다시 치고 달아나 박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그리고 10월10일밤 11시30분에는 이경식씨(20. 삼승 선곡)가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다 이천운씨(54)를 치어 숨지게 하고 자신은 길옆 논으로 넘어져 함께 탔던 2명과 함께 중상을 입었다.

또한 16일에는 차연식씨(53)가 운전하던 11톤 대형화물 트럭이 경운기를 들이받아 경운기를 몰던 김영규씨(50. 삼승 선곡)가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 이렇게 지금까지 금굴리 앞에서 만도 올해 들어 1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5명이 죽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래서 이 마을 주민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 경운기 등을 타고 이 길을 지나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이에 작년에는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각출하여 길에서 죽은 혼을 달래주고 사고가 없게 해달라는 길신제를 지내고 길에 부적을 묻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도 효험이 없는지 다시 5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중에는 이 마을 주민도 끼어있다. 차영하씨(31. 금굴1구)는 “길이 직선로이다 보니 이곳을 지나는 과속차량들로 인해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래도 교통 경찰들이 있으면 과속차량이 줄어드는 것 같다”며 교통경찰관의 항시배치를 바라고 있는데 이는 주민 모두의 의견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계당국의 입장은 또 다르다. “지금까지의 사고가 대개 야간에 일어나고 있어, 이곳 주민들이 될수록 야간에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끌고 도로에 나가지 말거나 부득이한 경우는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이도록 반상회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농번기에는 경운기, 이앙기 등이 도로로 나와 사고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는 형편인데, 부족한 경찰인력으로 야간에까지 교통순찰을 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주민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렇게 양측의 의견은 각기 다르지만 문제점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마을입구 건널목에서 일단정지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량들, 마을진입로 입구에 가로등 하나 없이 방치해둔 점, 사용한 농기구들을 도로 양측에 밤늦도록 그대로 세워놓은 일부 주민들(이는 지난 8일의 사고가 도로까지 점유한 채 세워놓은 추렐라를 식별치 못하고 부딪쳐 길에 넘어져 있다가 생명을 잃은 박종범씨의 경우로 보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앞서 관계당국에서 우선 최소한의 사고예방 대책을 세워 두어야 하지 않을까? 대형 안전운전 표지판 및 경보등 설치, 마을입구 나트륨등 설치, 그리고 교통경찰관의 집중 배치로 과속차량을 단속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해도 교통사고율이 줄지 않는다면 그 다음은 주민의 책임이다. 이 마을에 사는 김순기씨(67)의 “과속차량을 탓하기 이전에 자기 안전은 주민 스스로가 지켜야 합니다”라는 말처럼. 생명은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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