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육성의 터전
상태바
보은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육성의 터전
  • 송진선
  • 승인 1990.09.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수학생 양성 위해 학교, 학생, 학부모, 주민 모두가 노력해야
십사년전만 해도 보은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려면 전부들 외지로 나가야만 했다. 그러자니 없는 시골살림에 외지로 내보낸 공부잘하는 아들딸 뒷바라지를 하느라 의례껏 개미허리가 될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고 그것도 모자라 더러는 땅을 팔아야만 했다. 1976년 3월6일 보은고등학교가 우리 고장에 터를 잡기 전까지는

1975년 9월22일 운호학원에서 설립인가를 받은 보은고등학교는 그로부터 20일이 지난 10월13일 보은읍 죽전리 72번지에서 교사(校舍) 기공식을 갖고, 교실건물이 하나 둘 제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1976년 3월6일 드디어 남학생 15학급으로 개교함으로써 보은고등학교의 역사는 시작된 것이다.

허허벌판에 세워진 보은고등학교는 그야말로 시멘트 건물이 덩그마니 자리했었다. 뙤약볕아래서 체육수업을 받고도 쉴만한 나무그늘 하나 없는 다져지지 않은 운동장을 고르고, 겨우 아기손 같은 잎사귀를 자랑하는 나무를 빙둘러 심었을 때 1회 학생들은 이미 졸업을 했고, 2회 학생들도 3회 학생들도 졸업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학교는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교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고등학생들은 아직 수염이 채 자라지 않은 순수한 소년들이었고, 이들 떠꺼머리 학생들을 시작으로 교문이 열린 보은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1980년 5월15일 학교법인 문흥학원(이사장 홍진오)이 학교를 인수, 갖가지 시설물이 속속 건립되면서, 어느 학교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은 교육 환경이 갖춰져 수업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또한 85년 남녀공학으로 학칙이 변경되어 86년 처음 여학생 2학급이 입학해 지금까지 2회의 졸업생을 배출한 것을 포함, 90년 2월 12회에 걸쳐 총 4천1백3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보은 고등학교는 특별실, 사격장, 체육관 겸 강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홍순구 교장과 김중규 교감 그리고 6명의 보은고등학교 동문교사를 포함한 36명의 교사들은 19학급 9백90명(남 7백명, 여 2백90명)의 학생들에게 자신과 이웃을 소중히 하고, 바르고 슬기롭게 생활하는 태도를 길러, 조국의 선진화에 앞장서는 역군을 기르는데 역점을 두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방침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지난 85년까지만 해도 보은고등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서울지역 명문대에 최소한 10여명 이상은 합격했었고, 기타 4년제 대학에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입학해 옥천고등학교나 영동고등학교보다 실력이 월등했었다.

그러나 이농현상이 심화되고 외지 고교로의 진학이 두드러지면서 보은고등학교는 입학생이 모자라 추가모집까지 해야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은 내고장 학교 보내기를 역설하고 있지만 지역유지의 자녀나, 넉넉한 집안의 아이들은 모두 청주지역 고등학교를 선호하고 있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고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면서 학생들의 실력이 급격히 떨어져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저하되었다.

홍순구 교장은 “청주지역의 평균 연합고사 성적인 1백45점이 우리 학교에는 겨우 4, 5명에 불과하다”며 “교사들은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고 지역주민들은 외지 고등학교의 선호보다는 내고장 학교에 관심을 가져 학력향상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흥학원이 경영권을 맡은 이후 보은고등학교는 학습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한 시설마련에 최대의 힘을 경주했다. 그래서 기술실, 휴게실, 양호실, 농기구실, 상담실 등이 자리한 특별교실과 온실, 수위실 등이 82년에 완공되었고 83년에는 사격장이 완공되어 신설된 사격부의 메달의 꿈을 키우는 요람으로 서있다. 또한 체육관 및 생활관을 건립했는가 하면 85년에는 1, 2, 3학년이 각기 다른 방송수업을 할 수 있는 삼원방송 VTR시설을 갖춰 다른 어느 학교의 시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러한 시설을 갖추는데 남다른 관심을 보인 홍진오 이사장은 체육관을 건립할 때나 생활관을 지을 때도 인부들과 같이 직접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갔고 페인트칠도 손수 하는 등 거의 모든 시설에 그의 손때를 남겼고 애착심을 새겼다.

아직 기숙사 건물만 건립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학교측에서는 지난 82년부터 학교뒷편 야산(군유림)에 기숙사를 건립키 위해 행정당국과 협의해 왔으나, 8년이 지난 현재까지 별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행정당국과의 협의가 잘 성사되면 독서실과 식당 등을 갖춘 기숙사를 건립해 먼 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나 자취, 하숙하는 학생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15일부터 보은고등학교는 축제의 한마당에 들어서게 된다. 전국체전 씨름경기가 보은고등학교 강당에서 있고, 탑돌이와 농악놀이, 제기차기, 대추아가씨 선발대회 등이 벌어지는 속리축전이 이곳에서 열릴 예정인 것이다.

그동안 새마을운동 20주년 기념행사, KBS 음악감상회, 청주시향 연주회 등 유수한 행사의 개최장소로 이용되어온 보은고등학교 강당이 이번에도 주민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77년에 조직된 밴드부는 곧 펼쳐질 전국체전 씨름대회 때의 15개 시·도의 노래(30곡) 연주를 위해 연습이 한창이다.

전국체전 충북대표로 출전하는 보은고등학교 사격부는 백발백중을 위해 과녁을 향해 조준하고 있고, 10월19일과 20일에 있을 학교축제 '보천제(報泉祭)'를 위해 학교는 바쁘기만 하다. 학생들의 노력의 결정체인 시화전, 사진전, 수석·분재전, 음악발표회 등이 열리는 이번 제3회 보천제는 학생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것이다.

12회라는 짧은 연륜이지만 과거에 얻었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보은고등학교의 힘겨운 발돋움에는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 학부모가 다같이 힘을 모아 노력하는 것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얻은 고귀한 결실은 결코 스러지지 않는 보은의 버팀목으로 설 미래의 보은인을 육성케 될 것이고, 보은고등학교는 영원히 배움의 터로서 사랑받게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