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적 전통위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미래지향적 교육에 힘써
보은사람중에 한집안에 3대, 4대가 함께 삼산초등학교 동창인 집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보은의 가장 중심지에서 교육발전의 선도적, 중심적 역할을 해오고 있는 삼산리 153번지에 위치한 보은삼산초등학교를 들어서면, 79년이라는 오랜 학교 역사를 수호하듯 돌거북이 교문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 학교와 함께 성장한 은행나무는 이젠 아름드리 고목이 되어 운동장 한켠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말없이 바라보고 서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예절 바르며, 나라를 사랑하는, 자주적이고 창의적인 한국어린이 육성을 교육지표로 삼고, 교장을 비롯한 34명의 교사들에 의해 알찬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의 요람에서 어린이들은 밝고 맑은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다.
▲설립초창기
당시 종곡에 있던 사립완명학교(1905년 개교)를 현재의 위치로 옮겨와 1911년 보은공립보통학교 4년제로 인가받아 6월1일 입학식을 갖고 11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보은의 개화교육을 전담하게 된다. 자식과 아버지가 함께 학교에 다니면서 웃지못할 진풍경도 속출했지만 당시 월사금 5전을 마련하기 위해 돗자리를 만들어 내다 파는 등 어려움 생활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의는 진지했다.
또한 전민족이 거국적으로 들고 일어섰던 3.1운동에 초등학생들도 동참해 만세를 부르고 동맹 휴학을 하였을 때, 한글과 한문을 지도하여 학생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던 안교래선생님의 "만세는 만세고 공부는 공부다. 배워야 할 때를 놓치면 장차 이 나라는 누가 책임지겠느냐?"는 눈물어린 호소로 동맹휴학을 풀고 학업에 전념하였다 한다.
이를 기억하는 김선구씨(85세, 9회졸업)의 백발을 보며 시대의 흐름에 방관자가 아닌 주체자로서의 일체감을 느끼고 후손됨으로 반성과 아울러 마음다짐을 새로이 하게 해주었다.
▲학교명칭
1921년 4년제 보통학교를 6년제로 개편하고, 학교명칭을 ‘보은공립보통학교’에서 ‘보은 심상 소학교’로 개명하려 했으나 당시 일본인 학교인 ‘심상소학교’측의 ‘보은’이라는 명칭에 대한 심한 반발로 ‘삼산심상소학교’로 불리웠다가 1941년 ‘보은삼산초등학교’로 개명을 한 후 지금까지의 교명으로 남아있다.
▲교사 변천사
1911년 당시 보은현감에 있던 돌거북을 옮겨와 학교의 상징인 개교기념비로 세워 지금까지 역사를 지켜오고 있고, 개교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김기영 교사가 기념식수한 은행나무는 이제 아름드리 고목으로 성장해 큰 그늘을 만들고 있다. 또한 학교환갑(개교 60주년)을 맞은 1971년, 삼산동창회와 이동용장군이 건립한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 동상은 아이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심어주며 본관 앞을 지키고 있다.
처음 일본식 교사에서 배움을 시작해 뽕밭이고 논이었던 것을 운동장으로 일구고 1919년 8교실을 지은 후 학생들이 늘어날 때마다 가건물을 지어 학생들을 수용하다가 지난 1957년 현재 본관자리에 이층기와로 12교실을 준공, 다시 3년후 8교실을 증축하게 된다.
당시 국가 예산의 부족으로 민간의 도움을 얻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 때에 대해 이병완 교장은 "방과후에도 선생님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쌀 한 말, 두 말씩을 학부모로부터 받아 자재를 마련하기도 했고, 학생들과 함께 벽돌과 기왓장을 나르기도 했다"며 교사 재직시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한다.
이렇게 부족한 예산으로 지은 건물이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사는 부실 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1985년부터 ’88년까지 현대식 본관교사를 개축하게 되었다. 교실 31실과 어학실, 방송실, 컴퓨터실, 도서관, 과학실등을 구비하고 시대에 발맞춰 미래지향적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완벽한 시설을 갖추었으며, 1972년 신축한 강당은 한번에 1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어 군내 모든 학교생사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1982년에 개관한 박물관은 500여점의 향토유물을 구비하여 군내 초?중?고 학생들에게까지 옛조상의 생활모습과 향토문화에 대한 교육학습을 하고 있다.
▲교육방침
1960년대 중반경에는 충북에서 가장 큰 학교로 이름이 날만큼 많은 학생이 있었지만, 동광초등학교로 분리되어 나가면서, 현재 30학급 1천2백27명, 유치원 2학급 80명이 밝은 꿈을 키우며 공부하고 있다. 이병완교장은 "생각하고 실천하며, 실천하고 생각하는, 지(실력있고) 덕(착하고) 기(재주를 익히고) 체(튼튼한)를 모두 구비한 어린이로 육성하기 위해 교사들과 함께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40여년 교직생활의 마지막을 모교에서 보내며 정열을 쏟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며 새로운 것을 추구함에 관심을 갖고 교육을 담당하는 보은 삼산초등학교에서 남달리 자랑하고 특색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있다. 지난 ’8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영어특활반 운영이 그것이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매일 20분씩 교사들이 연구개발한 교재 및 자료를 구비하여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회화를 흥미롭게 가르치고 즐겁게 익히는 방법을 제시, 외국인과 대화하는 자신감과 놀이활동을 통한 기초생활영어회화 능력의 신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에 1989년에는 도 지정 영어 특활 시범학교로 선정돼, 영어구화 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컴퓨터를 구비하고 현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어린이로, 예·체능 교육을 통해 심신이 건전한 어린이로, 실험관찰학습을 통해 탐구하는 어린이로 교육시키고 있다. 또한 지난 ’81년부터 삼산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으로 개원한 유치원은 현재 9회에 걸쳐 총 584명의 수료자를 배출했고, ’90년도에는 군지정 시범유치원으로 지정되어 고운 꿈을 키우는 튼튼하고 슬기로운 어린이 지도에 힘쓰고 있다.
보은삼산초등학교는 ’90년 2월 현재까지 77회에 걸쳐 총 1만4천4백3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오랜 학교 역사만큼이나 많은 보은 삼산초교 동문들은 우리군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각계각층에서 나름대로의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삼산초교의 이름을 드높이며 눈부신 활동을 보이고 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자의 귓전으로 맑고 낭랑한 영어노랫소리가 들려오고…, 컴퓨터 단말기를 바라보던 진지하고 초롱초롱한 어린이의 눈빛이 온 교정을 휘감아 도는 듯이 느껴져, 보은의 미래를 짊어질 밝고 명랑한 표정의 보은 삼산초교 어린이들에게 자못 큰 기대를 걸어보면서, 기자는 든든한 마음에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교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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