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서 다문화가정 일구는 억척 한국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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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서 다문화가정 일구는 억척 한국 여성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10.2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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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소장(라오스 공식여행사 폰 트래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점점 높아져가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보은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각국 다문화여성들로 구성된 가구 수가 이제 200여 가구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다문화 여성들이 정치권에도 속속 등장하여 한 문화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 시대를 열고 있다. 정치, 교육, 문화, 경제 등 어느 분야에도 소홀할 수 없는 우리의 중차대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동남아시아 5개국에 둘러싸인 은둔의 나라, 오지의 나라 라오스에서 다문화 가족을 구성해 살고 있는 한 한국인 여성과 한글학교 운영 등에 대해 취재했다. 한국인 이주여성은 어떻게 그들 문화에 적응해 가며 생활을 개척해 가는지의 과정과 이에 따른 한글학교 운영, 한인회장 인터뷰 등을 2회에 걸쳐 게재힌다.
〈편집자 주〉

1, 이주여성으로서의 2세 한국문화와 생활과정
2, 한글학교 운영과정, 한인회장 인터뷰

“싸바이디, 무슨 일을 도와드릴까요?”
김승현(39·폰 트래블, 찬타부리주 왓짠 빌리지 소재☎ 856-20-552-8070, 856-21-244-386)소장은 언제나 웃는 얼굴의 소유자다. 지난 2001년 지방여행허가를 취득, 10년 동안 라오스 여행업계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깊게 심으며 여행사를 운영해 온 베테랑답게 여유가 넘친다.
카약 13대를 구입해 라오스에서 처음으로 카약투어를 시작한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방비엥 카약투어’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당시 투어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 3곳이 전부였던 방비엥에서 카약투어를 개발하고 여행업에 뛰어든 것이다.




◇최초 만화학과 출신으로 직원들의 이력 다채

김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진 만화학과 출신으로 폰 트래블의 직원들의 이력은 역시 평범하지 않다.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직원과 간호사 출신, 여기에 여동생의 사업을 돕기 위해 라오스에 온 오빠 김승회(44)씨는 컴퓨터 전공자이며 여행사 홈피를 운영하며 최근 폰 트래블에 합류한 김봉환(32) 과장은 유일하게 여행업체 경력을 가진 직원으로 회원 1만 명이 넘는 동배카페(동남아시아배낭여행자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가 중 전문가다.

◇라오스와의 인연으로 만난 현재의 남편 폰

“제가 엄마하고 라오스를 찾을 때만해도 라오스는 은둔의 나라라고 불리었지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로 오지의 나라라고 불렸지요. 그러나 저의 인연은 이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현재 남편인 폰을 만나게 된 겁니다.”
처음 시작은 병을 앓고 있었던 친정 엄마를 위한 동남아 여행이었다. 김 소장은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친정엄마를 위해 배낭을 꾸렸다. 그것이 벌써 10년 전 일이다.
“처음 라오스를 찾는 분들은 언어가 되지 않아 무척 힘들어 하지요. 그래서 제일 먼저 우리는 가장 간단하고 알기 쉬운 라오스 말을 한국말로 적어 손님들께 드리지요. 그리고 비행기 예약과 출발 시간, 각 지방으로 가는 버스나 운송코스 등을 알려 드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가 라오스를 처음 찾을 때는 여행자였다.
당시 ‘김치 아줌마’로 불렸던 아이디로 인터넷 상에서 유명세를 띠었던 친정엄마의 역할은 놀랄 만큼 컸다.
“‘라사모(라오스를 사랑하는 모임’의 카페에서 김치아줌마를 모르면 간첩이었지요. 상세한 여행 안내와 혹시라도 실수하여 어려움에 처하게 될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알려주시곤 했어요.”
올 4월에 유명을 달리한 친정엄마의 라오스 사랑은 각별하기만 했다. 그런 라오스를 위해 오늘도 김 소장은 불철주야 뛰며 한국지사와 미얀마 지사를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손님위주의 맞춤여행상품 판매로 차별화

“저희는 보통 여행사들이 하고 있는 쇼핑 옵션을 하지 않아 이윤이 많질 않아요. 그러나 이것을 고집하는 건 여행은 바가지가 아니라 그 나라를 자세히 알고 공유하는 그래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집스런 주관으로 버텨온 그다. 최대한 손님위주의 운영방식으로 여행사를 운영하며 좋은 한국의 이미지를 심으려 하는 노력에서다.
그의 운영방식은 바로 ‘차별화’라고 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차별화의 여행종류로는 모두 3가지다. 하나는 자유호텔팩(한국과 호텔, 교통편 연결)은 편안하게 고객이 원하는 방식의 여행방식이다.
또 하나는 ‘맞춤투어’로 고객들의 방문목적에 맞게 비즈니스팀, 가족여행, 친선 모임 등 성격에 따라 맞춰주는 여행코스다.
세 번째는 호텔팩으로 이지(프리덤), 이젯(단체) 등 개발상품으로 현재 판매 중에 있다.
라오스 현지여행사로 유일하게 라이선스를 확보한 김 소장은 현재 방비엥 지사와 루앙프라방 지사를 운영하며 자체차량, 카약, 가이드를 보유하며 운영하고 있다.
“저희 회사의 장점은 몸집이 작아 직원들의 결속력이 뛰어나 항상 운영상에 결정이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항상 여성들의 분위기를 최대한 만족시키는 패키지를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10년 만에 얻은 딸 하나는 모든 재산이자 희망

김 소장은 10년 만에 여행업도 여행업이지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을 낳았다. 이제 만 두 살이 되는 딸 하나(이름)를 통해 진정한 다문화의 일원으로 한국의 2세를 키워야 하는 자랑스러움과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됐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언어인데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잘 알게 하기위해 좀 더 크면 한국의 유치원에 보낼 생각입니다. 지금은 엄마 아빠를 통해 동시 2개 국어를 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문화를 알게 하기 위해 한국말 교본을 통해 공부를 시키고 있지요.”
처음에는 가족들이 다 하나가 되지는 못했으나 10 동안 한결같은 김 소장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시부모 및 시가족들은 모두 하나가 돼 그의 뜻을 따르고 있다.

◇9남매 중 장남인 남편 가족이 모두 ‘하나로’

고모(34·짠 삼온 탐마봉), 3일된 고모딸(낭화이), 시어머니(65·키여우캄), 시아버지(74·쏨분),남편(41·암폰 탐마봉), 김소장의 이모(60·김혜련) 등이 그의 전 가적 구성원이다.
그의 시부모는 한결같은 말로 “사랑스럽지요. 딸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모든 게 며느리가 하는 것은 다 맞고 다 좋아요.”라며 아들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며느리 없이는 못산다는 말로 사랑을 쏟아놓는다.
올해 안에 꼭 흑자를 내 10년 동안 투자한 결실을 맺겠다는 그의 다부진 각오는 딸 하나를 비롯 폰 트래블의 모든 희망이자 한국인으로서 갖는 포부이기도 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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