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충효교실 강사 김동기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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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충효교실 강사 김동기옹
  • 보은신문
  • 승인 1996.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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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싹에 윤리심는 "훈장선생님"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13년 동안 한결같이 한자를 가르치는 훈장님이 있다. "예전에는 괴산에서 한약방을 운영했는데 충북도에서 보은으로 발령을 내 보은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김동기옹(67, 괴산장연). 그는 비록 보은이 엄밀한 의미의 고향은 아니지만 그 누구 못지 않게 보은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다.

회북면 중앙리에 위치하고 있는 명륜학원(明倫學院)안은 매서운 겨울바람도 숨을 죽이게 만드는 학생들의 눈동자가 살아있다. 그 옛날의 서당은 아니지만 글읽는 소리는 영낙없는 서당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국민학교 3학년때부터 6년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학원에 나왔다는 이강석(17, 회인중 3년)반장은 "학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평소 생활에도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게 만든다"며 학원 자랑을 한다.

이군은 처음에는 부모님이 '학원에 나가라'고 해서 발을 붙이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름·겨울방학때마다 스스로 학원을 찾아간다. 김동기옹은 "처음엔 부모들이 보내서 오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학생이 없다. 요즘에 억지로 보낸다고 학원에 가는 학생들이 있기나 하냐"고 기자에게 반문한다. 유도회 회인향교 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동기옹은 84년부터 13년동안 무료로 충효교육을 강의해 왔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교육을 실시했었다.

그러나 국민학교에서 교육을하며 중학생들이 참석을 안하고, 중학교에서 교육을 하면 국민학생들이 참석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 유도회에서 명륜학원을 세워주었고 그후에는 주부나 일반인들뿐만아니라 서울에서 방학을 이용해 시골에 왔다가 교육을 받는 학생들도 있을 정도다. 참석학생들도 초기에는 5~6명정도였으나 지금은 50~60명에 이르고 있다. 김동기옹은 "무엇보다 먼저인 것은 자기몸을 바르게하고 뜻을 정성스럽게하여 가정을 화목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사자소학(四子小學), 명심보감(明心寶鑑) 등을 중심으로 윤리도덕 강의에도 소홀함이 없다. 그의 교육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필요한 한자를 익히도록 세심한 신경도 쓰고 있다. 기존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출석을 체크할 때 호명을 하며 출석부에 기록을 하지만 그는 학생들 스스로 주소와 성명을 한자로 써내게 한다. 수업종료후 13년동안의 교육내용은 물론 학생들의 상황까지 기록되어 있는 장부에 일일이 기록해 가며 출석체크를 한다.

틀린 글자가 있으면 교정을 하고 그 다음날 다시 학생들에게 돌려준다. 틀린 곳을 지적해 가면서… 김동기옹은 "저에게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인사태도라든지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등 예의범절을 잘 지키켜 보람을 느낀다" 며 "형제와 부모간에도 화합하는 것이 우선인데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그 도를 넘고 있다. 물질은 화합을 위해 필요한 것인데 앞뒤를 구분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내 힘이 미치는 한 계속 이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예에도 일가견이 있어 전국대회에서 상을 수차례 받기도한 그는 부인 경기화씨(64)와의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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