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계곡 수질오염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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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계곡 수질오염 심각
  • 보은신문
  • 승인 1994.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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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가두리양식장이 오염원이라 주장
올해 4만1천여명(92년 9월말 현재)의 관광객이 찾아온 서원계곡이 심각한 오염으로 인해 관광지로서의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외속리면 서원리부터 시작해 내속리면 만수동에 이르는 13km의 서원계곡은 요즈음 삼가저수지 밑으로 바위가 붉게 변하고 수심이 불과 1m도 되지 않는 곳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흐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삼가저수 물이 빠지는 수멍에서 시작되어 저수지 밑의 계곡 전체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저수지 밑 비룡지(飛龍池)에서 정부인소나무가 있는 서원리 앞까지는 수심이 낮은 곳은 1-1.5cm가량의 짙은 갈색 침전물이 쌓여있고, 수심이 깊고 물흐림이 느린 곳은 10-20cm가 쌓여있다.

이러한 침전물 때문에 계곡의 바위가 붉게 변하고 바닥이 검게 변해 계곡 밑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원리 일대의 주민들은 한결같이 오염의 주원인으로 1987년부터 800m2의 규모로 삼가저수지에 설치된 가두리양식장(사업자 이학신)을 꼽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가두리양식장이 설치된지 2년이 지난 1989년부터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십대째 서원리에서 살고있다는 김모씨(72세)는 "가두리양식장이 설치되기 전에는 주민들이 계곡 물을 그냥 마실 수 있을 정도였는데 양식장이 들어서고 이년 뒤부터 계곡이 흐르는 물이 오염되기 시작해 이제는 물에 들어가기조차 싫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원리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슈퍼를 운영하는 김모씨(23세)는 "현지 주민들뿐만 아니라 몇 번씩 놀러왔던 관광객들조차 계곡물의 오염이 점점 심각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물 속에 가라앉은 침전물 때문에 지금은 빨래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하고 강수량이 많은 여름에는 물에서 썩은 냄새만 날뿐 침전물이 씻겨내려가 오염 정도가 잘 나타나지 않는데 강수량이 적은 가을과 겨울에는 침전물이 쌓이고 또 이끼가 길게는 1m까지 자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가저수지 관할기관인 농지개량조합 관계자는 "1997년 양식업자와의 계약이 끝나면 양식장을 더 이상 연장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농조에서도 서원계곡의 수질오염에 대해 많은 우려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물이 더렵혀지는 원인이 가두리양식장이라는 구체적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의 수질이 농업용수로서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밝혔다.

농지개량조합은 올해 다시 1997년 기한으로 양식업자와 수면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것을 알려졌다. 한편 주민들은 수질오염이 몇해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가두리양식장이 1997년까지 계속될 경우 서원계곡은 깨끗한 환경으로 다시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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