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28명, 교사3명, 조리보조원1명, 기능직 1명인 학교
내속리면 삼가리 1백40번지에 위치한 삼가분교는 전교생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8명이고 교사 3명에 조리보조원 1명, 기능직1명으로 어른은 5명이 전부다. 그러니까 꼭 33명이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좁은 교실에서 콩나물처럼 빼곡이 않아 공부하고 있는 도시의 아이들에게는 상상도 가지않는 풍경일 것이다. 삼가분교의 학구단위인 내속리면 삼가 1구에서는 1명, 삼가 2구에서는 2명, 대목리에서 1명, 구병리에서 6명, 만수리에서 8명, 경북 화남면 동관리에서 10명이 삼가분교를 다니고 있다. 과연 학교가 유지될까 과연 수업이 제대로 이뤄질까 그러나 적은 학생수에 넓은 학교는 열린 학교, 열린 교실, 열린 수업으로 학교를 운영 오히려 아이들의 꿈과 이상을 키워주는 곳이었다.
6학년까지 모두 3학급 즉 1학년과 4학년이 1학급, 2학년과 5학년이 1학급. 3학년과 6학년이 1학급을 복식수업을 하고 있는데 가르치는 교사도 교사이지만 복식학급의 아이들의 인간관계가 좋아 언니, 오빠라 부르고 저학년 동생들이 모르는 것은 선배들이 가르쳐 주는 등 학교생활은 가정 생활의 연장이었고 가족 같이 지내는 화목함은 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삼가분교의 태동은 1946년 9월30일 본교인 법주초등학교 분교장으로 인가를 받아 삼가리 공회당에서 김동선 교사로부터 임시교육을 받았다. 그후 48년 삼가초등학교 설비인가를 받은 후 주민들은 내지역에 학교가 선다는 설레임으로 교사 건축을 위해 직접 노동력을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법주사에서 부지 2천9백82평을 기증 받았고 군교육청에서 20만원을 보조받고 학구주민이 출력해 자재도 직접 조달하여 교실 4동을 건축하고 숙직실과 사택 2동을 매입 그나마 제모습을 갖춘 학교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그리고 1949년 9월30일 드디어 삼가초등학교 독립인가를 받아 국민학교로서의 발판을 굳힌 셈이다.
그러나 삼가저수지를 축조, 1955년 삼가초등학교 현위치로 이전하게 되었는데 이전 당시 공사비, 부지대, 토지보상금, 이전비 등은 모두 수리조합(현 농지개량조합)에서 부담하고 다시 보은 교육청에서 30만원을 보조받아 교사를 신축 이전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개교 당시만 해도 3백여명의 학생이 재학할 정도로 비교적 규모가 큰 학교였으나 이농현상의 심화로 학생수가 감소해 91년에 처음으로 복식학급을 운영하게 되었고 93년 2월 16일 제42회 졸업식에서 졸업생 8명을 배출하고 93년 3월 1일자로 수정초등학교 삼가분교장으로 격하되었다.
91년 이 학교로 발령받아 온 신정식 교사와 이재경 교사, 장덕수 교사는 전체 학생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경쟁의식이 없어 실력을 향상시키는데는 애로가 있지만 대신 어느 학생은 어떤 과목이 부족하고 어떤 과목을 좋아하고 잘하는가를 알 수 있어 지도하는데는 편리하다고 말한다.
더구나 학생수가 적기 때문에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상세히 알아 생활지도하는데에도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신정식교사와 이재경 교사, 장덕수 교들은 저수지 건너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잊고 산다.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이들은 아예 학교 사택에서 자취생활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보내고 일요일 하루만 식구들이 있는 집으로 간다는 것. 또한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한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학교 주변에는 문방구조차 없어 학생들이 준비물을 구비해서 학교에 오는 일은 거의 없다고.
이 때문에 담임교사들은 휴일에 보은읍내에 나가 자비로 학교자료를 구비해서 일일이 아이들에게 나눠줘야만 수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와 같이 학생들을 자녀 같이 대해주고 정성을 쏟아주는 교사들이 하루종일 학교엣 생활하자 학생들은 오전에 수업이 끝나도 집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언니들이 공부하는 것도 보고 모르는 문제를 선생님에게 물어보면서 고학년 선배들의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렸다가 하교하는 등 자연스럽게 온종일 학교가 이뤄지고 있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오후 4시경이다. 이렇게 온종일 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삼가분교는 학교의 모든 시설도 개방해 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은 최대한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2천여권의 책이 비치되어 있는 도서실은 물론 한국통신에서 지원한 11대의 컴퓨터, 피아노, 풍금 등은 모두 학생들 차지이고 관리도 스스로 하고 있다.
시설은 비록 도회지 학교보다 열악하지만 웬만한 교육자제는 모두 갖추고 있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요즘 컴퓨터 놀이에 푹 빠져있다. 학교에 조금 일찍 오면 문이 열려있는 컴퓨터실로 달려가 게임도 하고 학과공부도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적드문 산골벽지의 조그만 학교인 삼가분교에서는 학생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은 도시학교 아니 읍내학교 아이들과는 달리 모든 것이 다자기 것이고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열린 마음들이 살아있고 오염되지 않은 맑고 순수한 꿈을 소중히 키우고 있다.
해질녘까지 학교에서 뛰어놀고 있는 28명의 학생들과 그들을 지도하고 잇는 3명의 교사들이 그리고 있는 맑은 수채화 같은 생활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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