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을 표현하는 시인
비가 내리다./ 아버지인 천황봉의 우뚝한 모습/ 어머니인 구병산의 자애로운 눈매/ 자식인 금적산의 넘치는 생기/ 비에 젖는 스스로를 생각하듯이/ 비에 젖는 서로를 서로가 생각하고 있다./ 비에 젖어 빛나는 마음들이/ 새살로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시집 '분리된 꿈'에 수록된 '三山'의 일부- "보은을 과거의 고향, 과거의 시간, 과거의 터전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제 생활 속에 살아 숨쉬는, 몸 속에 융화된 보은으로 느끼고 또 그렇게 표현하려고 애씁니다."
지난 13일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마음을 가리키는 詩' 동인지 창간호 발간기념식에서 만난 임승빈 시인(41세)은 보은을 생각하는 마음이 '과거'가 아닌 '현재'임을 강조했다. 마음에 두고 있는 '현재'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임시인은 보은문학회의 창립 때부터 명예회원으로 깊이 관련해왔고, 주부문학 동아리인 여샘문학회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은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열다섯살 때까지 보은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제 시의 모태가 되는 정신적 고향은 탄부면 고승리입니다" '거기 내 그리움의 끝 가지에서 -전계서 詩 高 의 일부-라고 표현한 고승에는 현재 조상의 선영과 친척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어쩌보면 임시인의 시는 보은의 자연과 사람들이 만들어낸 듯 하다.
1983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조부와 부친, 고향을 표현한 詩' '세개의 유년'이 당선되어 등단한 임승빈 시인은 그동안 '아버지는 두릅나무 새 순만 따고(1986년 뒷목출판사 간행)'와 '분리된 꿈(1991년 문학세계사 간행)'등 2권의 시집을 냈고, '속초행'이라는 시집을 올해 출간할 예정이다.
어렸을 때부터 문예에 소질을 보였던 임승빈 시인은 고등학교 시설 은사였던 시인 조남익씨의 권유로 대전고 문예동아리인 '한모문학동인'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을 하게 된다. 등단한 뒤에도 문학이론을 계속 연구하여 1986년 '육사시의 상징연구'라는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청주대 국문과교수로 재직 중인 임시인은 신인문학 등의 동인활동 외에 방송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보은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수려하고 오염 안된 자연경관 때문에 세월이 지날수록 살기좋은 고장으로 남을 수 있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言)의 절간이라는 詩로 보은에 대한 사랑을 뜨겁게 표현하고 있는 임승빈 시인은 부인 김정희씨(36세)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청주 봉명동에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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