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잃지 않도록 관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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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잃지 않도록 관심 가져야
  • 보은신문
  • 승인 199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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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뇌졸중, 할머니 중풍, 엄마 가출 두자매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혼수상태로 병원에 입원중인 엄마 없는 어린 세자매가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을 일으켜 그중 둘째는 합병증인 급전격성간염으로 얼마전 세상을 떠나 두자매만이 험난한 세상의 바람을 맞고 있다.

비로 엄마는 없지만 혜정(속리중 2), 소영(법주분교 6, 사망), 인정(법주국교 4) 세자매는 직접 살림을 해야하는 어려운 생활이지만 그대로 아버지(김종식씨 내속, 상판 46세)를 의지하고 서로 다독거리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한달여 전에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도 혼미한 체 병원에 입원중인데 며칠전 부터는 헐소편 감소로 인한 피하출혈까지 겹쳐 중환자실로 옮겨 한국병원(청주)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렇게 아버지의 병원 입원으로 세자매만이 생활하던 중에 점심에 계란을 넣고 삶아 놓은 국수를 병원에 다녀온 후 상한줄도 모르고 저녁에 먹었던 것이 식중독을 일으켜 세자매 모두 속리보건진료소를 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 둘째 소영양은 결국 완쾌되지 못하고(지난 5일 한국병원에서)세상을 떠났다.

소영양은 평소 간염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식중독으로 체력이 약해지면서 합병중인 급전격성간염으로 발전 현정, 인정 자매 곁을 떠나갔다. 같이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딸이 중환자실에 입원 결국 가련하게 숨을 거두었는지도 모르는 아버지는 오늘도 중환자실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서로 의지하던 세자매 중 동생과 언니를 잃어버린 현정·인정 자매는 갑자기 밀려 닥친 너무도 큰 고통에 미쳐 슬픔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듯 말이 없다. 이들 자매 얼마전부터 탄부 장암에 있는 삼촌집에서 속리산으로 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여기도 역시 결혼을 하지 않은 삼촌이 4년전 중풍으로 쓰러져 대소변을 받아내야만 하는 할머니(77새)와 할아버지(81세)를 모시고 살아가는 어려운 실정. 할머니는 현정이 6살 인정이 2살 때 집을 나가 세자매를 키우며 농사를 지어야 하는 고생 때문에 중풍으로 쓰려졌던 것이다.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아버지와 하루빨리 일어나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되고 할머니도 건강을 회복 오래오래 사시실 기대하는 두재매는 새벽마다 첫기도를 잊지 않는다. 총각 삼촌이 싸주는 도시락이라 반찬 마련이 어려울까봐 인정이 반친구들은 넉넉하게 반찬을 준비해 와 함께 나무어 먹으며 인정이가 슬픔을 이겨 나가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러한 딱한 소식을 접한 이웃 주민들은 온정어린 손길도 계속 답지하고 있어 이들의 용기를 복돋워 주고 있다. 내속 상판리 주민 일동이 56만원, 수정초등학교 교사일동이 30만원, 내속리면사무소에서 60만원 등을 성금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들 두자매가 용기를 잃지 않고 또, 아버지가 완쾌되기까지의 병원비는 아직도 턱없이 모자라 더 많은 온정의 손길을 모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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