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올 때 빈손으로 오세요
민속의 대이동이 이루어진 다 할 만큼 추석은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다. 도시로 떠났던 많은 출향인들이 고향을 찾기 위해 도로는 온통 귀성 차량 행렬로 이어질 것이고 고향의 부모형제들의 손님맞이 손길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많은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야되는 교통전쟁을 치르면서까지 고향을 찾는 까닭은 그동안 도시생활에 찌들은 정감을 고향에서 달래기도 하고 고생하는 농촌의 부모 형제들을 위로하려는 것도 그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영세영농과 낙후한 생산기반을 탈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밀어닥친 UR개방에 따른 수입농산물들로 인해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촌 현실, 특히 올해는 56년만의 혹독한 가뭄을 견뎌낸 농민 얼굴의 주름에 더 깊은 골이 패였다.
이렇게 어려운 농촌의 부모형제를 조금이나마 위로 격려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향에 올 때 빈손으로 오라는 것이다. 고향의 늙으신 부모와 형제를 모처럼 찾는 살뜰한 마음에 어찌 빈손으로 찾으랴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실질적으로 고향을, 부모를, 농민을 생각한다면 빈손으로 귀향해야 한다.
여기 고향 보은에는 풍성한 오곡백과며 보은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 제수용품, 갖가지 다양한 선물 등이 모두 마련되어 있고 서울이나 청주에는 농협이 마련한 금요장터가 있다. 고향지역 상품을 구입하고 우리네 부모들이 어렵게 농사지은 농산물을 차 트렁크에 채워가는 것은 곧 우리 부모 형제들을 돕는 것이며 열악한 군재정자립도의 제고에 조금 이나마 보탬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다 못해 고향에서 담배 한갑이라도 사자. 고향에서 담배 한갑을 사면 4백60원이 군세 수입으로 들어와 보은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특히 지방재정자립도 12.7%인 군의 경우 지난해 군에서 징수한 순수한 군세 35억5천4백31만5천40원 충 담배소비세가 19억7천7백59만9천5천30백원으로 전체 군세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주민과 출향인이 가장 손쉽게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각종 모임이나 단체회의 참석시에 또 추석과 같은 명절의 고향 방문시에 내고장 담배와 지역상품을 구입하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지역의 재정자립에 일조하는 것이고 엽연초 경작을 하는 부모를 돕는 것이다.
올 추석 귀향길에는 보은까지 빈손으로 와 보은에서 부모형제들에게 온정 어린 선물을 마련하고 또 돌아가는 길에도 자동차 트렁크에 고향의 농산물과 담배를 가득 싣고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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