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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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이하여
  • 보은신문
  • 승인 199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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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구씨(내속 사내)
푸른 하늘과 황금빛 들판, 그리고 오랜 가뭄으로 거쳐 풍성하게 익어가는 오곡백과, 그런대로 금년에도 풍요로운 가을과 추석을 맞게 됐습니다.

예부터 이때가 되면 먼 객지에서 나가있던 모든 사람들이 고향을 찾고 조상과 묘를 찾아가 추수한 햇과일과 곡식을 차려 받치고 감사드리는 예절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미풍양속(美風良俗)을 전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나라이며 민족이었음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역사적을 주차대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북의 김일성이 사망과 함께 분단 반세기만에 그 어느 때 보다도 급박한 과제로 눈앞에 다가서 있고 동서 이념대결의 냉전시대가 허물어진 세계는 국제화와 하나의 세계화로 무역과 경제의 치열한 경쟁터로 돌변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급속한 선진국 진입을 위한 산업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사회의 각 분야가 변화와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습니다.

따라서 고도의 기술과 기계화 그리고 자본이 요청되는 분위기와 함께 사회의 정신 기조나 가치관이 무너져 가고 있으며 황금물질주의와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에 가정과 사회를 이루는 바탕이라 할 인륜과 도덕적인 가치관이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또한 정년 퇴직으로 사회에서 밀려 나간 기성세대나 노부모들은 마찬 산업 현장에 버려지는 산업쓰레기처럼 여기고 있는 것이 요즈음 세태의 경향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어려웠던 식민지나 독재정권들의 억압 받았던 수난 속에서 가장 힘차게 뭉쳐 항거하며 앞장 서 싸워 온 과거와 전통을 지금 대학가의 지성의 일부는 동서냉전과 이념 싸움에서 이미 퇴색하고 살아남아 있는 북의 '주사파'라는 사상에 휘말려 민주화가 세계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세습적 독재정권인 김일성 잔재 사상에 현혹되어 나라의 질서나 통일논쟁에 국론분열을 가져오는 역사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개탄스런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 맞이하는 추석명절의 연휴기간 바뻤던 일손, 더위에 시달렸던 한여름을 보내고 맑고 드높아진 가을 하늘과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며 역사 앞에 세계 속에서 모두가 민족적인 이성을 냉철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 후손을 위해 피와 땀과 생명을 받쳐 먼저 가신 조상과 가족 그리고 내고장의 사랑스런 속에서 흐뭇한 사랑을 느끼며 나라와 가정의 내일을 생각해 볼 일이며 말없이 흙속에 잠들고 계신 선조들의 사랑과 넋을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정신과 모두가 소중한 '신토불이'의 자신인 조국의 정다운 땅에 다시 돌아가야 할 것임을 발견해야 합니다. 풍성한 추석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1994년 秋夕을 맞아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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