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볼링 동호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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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볼링 동호회원들
  • 송진선
  • 승인 199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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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스트라이크 생활 구가
핀 맞은 소리 공 구르는 소리가 요란한 볼링장엔 등에 TEN-PIN이라고 적힌 감색 티셔츠에 진한 핑크색 스커트를 입은 15명의 주부들이 열심히 볼을 치고 있다. 벌써 여러 번 게임을 했는지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고 여유로운 몸 동작으로 볼은 스트라이크 코스로 제대로 들어가소 연신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사적이면서 과격하지 않고 정신집중력을 길러주고 운동량도 많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만점이라고 소개하는 이 주부들은 볼링을 좋아하는 주부들의 모임인 TEN-PIN회원으로 볼링을 하기 전에는 비로 다음과 같은 생활의 반복이었다고 전한다.

남편은 출근하고 아이들이 학교 간 다음 집안에 혼자 남게된 주부는 설거지며 청소, 구석구석에 뭉쳐서 던져 놓은 양말 등을 찾아내서 빨래하는 지극히 단순한 노동에 매달려 하루를 보내게 된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변화 없는 일상을 주부들은 단지 가정주부라는 이유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그 변화 없는 일상에서 소외감까지 갖게 되었다.

그래서 주부들은 소외감에서 탈출하기 위해 자기만의 생활을 찾고 취미생활을 즐기며 자기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데 바로 TEN-PIN회원들이 그 무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출구로 잡은 것이 볼링이었다.

단지 변화를 주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을 정도로 볼링을 즐기는 주부들은 특유의 묘미를 느끼며 또다른 세계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익숙치 않치만 열심히 배운덕에 포즈도 세련돼지고 자신만 구사할 수 있는 특기를 살리며 노련한 아마추어 주부 볼러로 크고 있는 것이다.

보은에서 가장 오래된 주부 볼링클럽인 TEN-PIN클럽이 조성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지금은 클럽의 고문으로 있는 볼링장 강원 코치로부터 볼링을 배우던 주부들이 볼링도 배우면서 친목도 도모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 것을 제의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처음부터 뜻을 같이 했던 15명의 회원이 지금까지도 결원없이 실력을 연마하며 회장 이영자씨, 부회장 유옥례씨, 이규순씨, 총무 김해숙씨가 앞장서서 어느 클럽에도 뒤지지 않는 탄탄한 조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연령층도 30살부터 54살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어 회원들은 언니 동생하며 가족처럼 지내며 우정도 쌓고 한 달에 두 번씩 정기전을 벌여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모든 뒷받침은 남편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가능하다면서 모임이 있을 때에는 차로 태워다 주는가 하면 경기가 있을 대면 응원에도 열성이어서 남편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정도라고 남편자랑도 잃지 않는다.

가정 주부이기 때문에 매일 하기가 어려워 시간이 있을 때마다 볼링을 즐기며 실력을 쌓는 텐핀회원들은 실력이 모두 월등한 것이 아니지만 우수한 실력을 발휘할 때면 환호를 보내고 같이 즐거워하고 있다.

"실력을 겨루기 위해 모였다기 보다는 같이 취미를 갖고 있는 회원들간의 친목도모와 사회성과 양보정신을 길러주는 동호모임이기 때문에 실력이 조금 뒤떨어져도 회원들은 모임 그 자체만으로도 기뻐하고 있다"고 단체를 자랑하는 회장 이영자씨(54세).

또 그런 이씨들 회원들은 클럽내에서 나이가 가장 많지만 적극적으로 회원들을 리드해나가 회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언니라고 칭찬하고 있다. 창단은 비록 1년이 안되었지만 초창기부터 꾸준히 볼링을 쳐온 주부들의 실력을 월등해 각종 대회에 출전 우승컵을 가져 올 정도로 수준급이다.

특히 지난 도민체전에는 텐핀회원인 이청자씨(33세)가 구력을 자랑하는 여타 시군의 회원들을 제치고 개인성적 2위를 기록해 얼마간 보으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두달에 한번 가량 옥천 청주의 주부 볼링동호회원들과 교류전을 갖는데 창단이 제일 늦은 보은 TEN-PIN이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을 휩쓸어 상대 지역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회원들의 실력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그러면서 "오는 12월에 개최될 로타리배에서는 확실한 실력으로 꼭 우승해야죠"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TEN-PIN아마추어 주부 볼러들. 변화없는 일상에서 탈출 핀을 향해 스트라이크 볼을 던지며 쌓인 스트레스도 던져버리는 건강한 그들의 모습에서 생활의 탄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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