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달라져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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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달라져야 할 이유
  • 보은신문
  • 승인 199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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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보은 지산, 경기상고 교사>
우리 민족은 예부터 예의를 숭상하는 이른바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으로 일컬어 왔다. 그러던 우리가 윤리의 타락과 도덕의 붕괴를 질책하는 고언(苦言)까지 접하게 되었다. 부자자효(父子慈孝)의 천륜(天倫)을 거역한 사람을 보면서 패륜아(悖倫兒)라 질타하는 매스컴을 대하면서 모두가 '내 탓이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들 자신을 '냄비의 성질'에 비유하곤 한다. 어떤 일이 있을 때만 한동안 관심을 가지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일이 있었더냐?'는 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만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어떤 처방(處方)이 나올려면 그같이 된 원인을 가정에서 찾아야 하며, 셋째로 사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의 원인은 말할 것도 없이 부모가 자녀에 대하여 과보호와 함께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의 사고'의 형성에서 빚어진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의 원인은 교과성적이 인격의 전부 인양 평가되고 대학 진학이 인생의 전부처럼 생각하는 오류에서 생긴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사회 곧, 직장에서는 명문대학을 나와야 사람대접을 받게 되고, 능력보다는 간판으로 취업을 결정하는 관행이 문제인 것이다. 이같은 원인에 대한 대책으로는,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기르는데 힘써야 한다.

그러면서 자식을 자신의 '한(恨)풀이대상' (곧 내가 못배운 한(恨)을 풀어주기 바라는 것)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같은 값이면 대학을 가라지만 대학 진학이 능사가 아니요. '어떠한 능력의 소유자인가'가 더 중요함에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어느 대학이 중요한 게 아니고 어느 학과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된다.

학교에서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교과성적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특기 신장 또는 능력 개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그림을 잘 그리는 학생을 국어 성적이 나쁘다고 야단치고, 노래를 잘 부르는 학생을 영어를 못한다고 꾸짖고, 운동을 잘하는 학생들 수학을 못한다고 호통치면 그들이 설 곳을 잃게 된다.

좀 역설적이 얘기 같지만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은 그냥 놔둬도 잘하지만,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그냥 방치하면 빗나가기 쉽다. 그러므로 공부에 소홀하거나 관심이 적은 학생들에게,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잠재력 발굴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사회에서의 대응책을 보면 특히 기업체의 신규사원 모집에서 학벌보다는 능력을 우선해야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만시지탄(晩時之歎)은 있으나 일부 기업체에서나마 출신 학교를 묻지 않고 능력 위조로 신규사원을 모집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차제에 모든 기업체에서의 확대 실시가 요망되면 정부산하의 관공서에서도 점진적인 실시를 기대해 본다. 부모는 부모의 도리를, 자녀는 자녀의 도리를, 제자는 스승은 스승의 도리를, 제자는 제자의 도리를 다할 때 가정과 학교에서 만은 윤리 도덕의 붕괴란 말이 사라질게 아닌가?

사회에서도 가정과 학교에서의 미풍양속이 확산되어 극기복례(克己復禮)의 참뜻을 알고 실행만 한다면 더 이상의 무질서와 전통예절을 부정하는 일이 없을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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