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정영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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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정영수씨
  • 보은신문
  • 승인 199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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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라기 보다 사회사업가, 서민들의 아픔과 더불어 사는 삶
"같은 지역 민끼리는 문제 해결의 마지막 수단인 재판까지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결국 한 쪽은 나쁜 사람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재판보다는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좋은 인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법에 의지하기보다는 문제를 당사자끼리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하는 정영수 변호사(39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신분상승의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사법고시. 그러나 현재 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정영수 변호사의 꿈은 변호사가 아니었다고 한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것이 왠지 자기 욕심만 충족시키려는 이기적인 방법 같아서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

정영수 변호사의 꿈은 원래 '사회 사업가'였다고 한다. 그래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이래 그는 변호업무 못지 않게 사회활동으로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재청보은군민회 총무이사, 충북시민회 총무, 청주지방변호사외 총무, 경실련 집행위원장, 이 직함들이 현재 맡고 있는 것이고 그전에 다른 단체에서 활동한 것도 다수이다.

또한 지난 1일에는 중국에 있는 연변과학기술대학으로부터 무료 강사로 활약해준데 대한 감사상을 받기도 했다. "가끔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삽니다 많은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를 다른 시각에 맞춰서는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 나름대로의 원래 하고픈 일이 사회사업이었고 이제 어느 정도의 기반을 갖추었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뿐입니다. 기반이 없는 봉사는 효과적일 수 없습니다."

자기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사람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는 정변호사는 회북 부수리 출신이다. 정영수씨는 정인석씨(66세)와 오분례씨의 사이에서 3남 4녀 중 차남을 태어났다. 중학교까지 회인에서 마친 그는 고등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정말 우연하게 1년을 쉰다.

집에서 노사 일을 돕다가 고입체력장 날짜를 모르고 시일 넘긴 것이다 본이 아니게 일년을 쉰 뒤 열여덟살에 서대전고등학교의 개교에 맞춰 입학을 했다,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해 대입시험에서 충남대 공대를 수석 입학한다. 그러나 적성상 공대가 맞지 않아 한 학기만 다니고 2학기부터는 대입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세대 법학과에 합격을 한다. 삼학기를 마치고 전방부대에서 사병으로 삼년 군복무를 마친 그는 복학하기 전에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복학 준비를 위한 공부를 한다. 이즈음 친구들이 사법고시를 원해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공부한지 채 일년도 되지 않는 삼학년 일학기에 그는 고시 일차에 합격했다.

사학년 때 '이 정도면 됐다'는 감이 올 정도로 공부한 그는, 그러나 이차시험에 실패하고 만다, 대학을 졸업한 뒤 학교 기숙사에 남아 공부를 계속한 그는 그 해에 사법고시 일차 이차 삼차 모두를 합격한다. '운이 좋았죠' 어찌 운일까 마는 정변호사 그렇게 말한다, 연세대 법대 동기들 중 그때까지 사법고시에 최종 합격한 사람은 정변호사 외에 단 한 명이 더 있을 뿐이라고 한다.

동기들 중에는 사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지금도 사법고시를 공부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변호사가 된 뒤에 그는 서민들 속에서 변호사 업무를 하려고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개업하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87년 청주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다, 그 해 정변호사는 '겨레 하나되기 운동'을 벌이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다.

그때 얻은 교훈이 '물질적 조직적 바탕이 없는 봉사는 공허하다'는 것이라고 한다. 89년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순수 시민 단체 '충북시민회'를 조직해 '청주 고속전철역 유치 운동'을 성공적으로 벌인다. 부수리에 살고 있는 부모를 찾아와 농사일도 가끔 돕는다는 정변호사는 보은의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다고 한다

"보은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발전 방향을 수립해 세부적인 중점 목표를 세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으로 압니다" 보은의 낙후된 실정을 타개할 방법으로 정변호사는 제시하는 방법이다. 정변호사는 작년 11월에 박혜란씨(39세)와 결혼하여 청주 대성동에 살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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